인생/음식이야기
오늘 저녁식사는 스파게티
makarios
2012. 7. 14. 21:41
끼니는 밥이다. 이 말은 개인적인 원칙이다.
라면을 먹어도 꼭 밥을 한 숟가락이라도 곁들여야 끼니가 된다. 참 번거롭게 한다.
입맛은 까다롭지 않아서 아무 것이나 잘 먹고 남을 배려하는 성격이라 없으면 고집 부려가며 찾지 않지만, 그래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으니 조금은 난감한 부분이 있는 셈이다.
오늘은 토요일, 오랜만에 스파게티를 했다.
해물 크림 스파게티는 몇 번 해 먹었는데, 토마토 스파게티는 정말 오랜만이다. 한 반 년은 된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이들이 스파게티를 좋아한다. 보통 레스토랑에서 주문했으면 3~4인분은 되었을 양을 거뜬하게 해치우는 대식가들이랑 같이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 집 저녁은 항상 푸짐해야 말이 된다. 보통의 가정에서 생각하는 1인분은, 우리 집에서는 디저트 정도로 밖에 취급을 받지 못한다.
저녁을 잘 먹었다.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그런데 나는… 이 허전함은 뭐지? 뭔가 아직 저녁을 기다려야 할 것 같은 이 낯선 느낌은 뭐지? 분명히 배는 부른데 아직 덜 끝난 것 같은 이 당혹스러운 감각은… 뭐지?
시원한 콜라 한 잔 하고 싶다. 더워서. 아이, 밥돌이 본능을 커피로 압도해야지. 원두 커피나 한 주전자 뽑아서 배터지게 마셔줘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