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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27 아들아 고맙다!
  2. 2013.01.29 아들아, 아빠는 그거면 충분하다 2
  3. 2013.01.18 찬혁이 고등학교 원서를 쓰다


지난 토요일(23일)에 둘째 찬혁이가 고등학교 입시를 봤다.
바짝 공부를 한 것은, 아마도 두 세 달 되는 것 같다. 
과년도 문제들을 인터넷으로 찾아 출력해서 집에서 모의고사를 봤는데, 그 모은 양이 A4 1박스쯤 되는 것 같다.


목사의 아들이기 때문에, 주일학교 이후로는 개척교회 예배를 같이 드렸다.
첫째 준혁이는 그래도 좀 주일학교의 혜택을 누렸지만, 둘째 찬혁이는 거의 주일학교를 누리지 못했다.
어른들도 힘들어 하는, 1시간짜리 설교를 매주 들으며, 그래도 아빠에게 예배 드리는 태도가 정숙하지 못하다고 늘상 야단을 들을 때가 많았다. 생각해보면, 내가 참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는 아이가 내게 그런 말을 한다. 
"학원 한 번 안 가고 이 정도 학교에 들어가면 내가 꽤 괜찮은 놈인거죠?"
그래. 그 말이 참 맞다.


아무 예고도, 준비도 없이... 한 걸음에 결정했던 일본행.
그 시절에는 내 눈에 교회 밖에 보이지 않았다. 
불속에라도 뛰어들면, 주님이 다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충만해 있었으니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리숙한 믿음을 주님께서 은혜로 받아 주신 것이.
하지만 지금은, 내게 자녀를 주신 것도 '목사'라는 이름 만큼이나 소중한 사명이라고 깨닫고 있다.


큰 아이는 4학년을 마치고, 작은 아이는 2학년을 마치고 일본에 왔다.
내가 먼저 일본에 와 있는 동안, 우리는 6개월을 떨어져 있었는데, 그 동안 엄마가 아이들에게 히라가나를 가르쳤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일본 초등학교에 갔을 때에, 아이들은 자기 이름도 겨우 쓰는 수준이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막막했을까... 그 어린 것들이 그 막막한 세상에 던져졌을 때...
그러나 아이들에게 해줄 것이 없었다. 
우리 부부 모두 일본어에 벙어리요 귀머거리였고, 아이들을 위하여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도 전혀 없었다.
우리 가족은, 왕복 1시간의 거리인 교회에 차비를 아끼기 위해 자전거로 다녔고, 아이들은 다시 주말에도 구약소에 있는 볼란티어 일본어 수업을 듣기 위해 40분을 왕복했다. 
이제 갓 3학년에 들어섰던 둘째가, 자전거를 비틀거리며 찻길을 달릴 때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한숨과 함께 기도가 절로 나왔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에 떠밀리며.. 그렇게 세월이 지났다.


목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더라.
오히려 가족들이 더 힘들더라. 선교지에 나오면, 설음도 많더라. 내 새끼 배불리 먹이는 욕심 부리고, 내 식구 따뜻하게 하는 욕심 품고서는 갈 수 없는게 이 길이더라... 참 많이 울고, 참 많이 배웠던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어느덧, 큰 아들은 대학을 목전에 두고 있고, 작은 아들은 고등학생이 된다.
아직 합격통지가 날아온 것은 아니지만, 나는 여기까지 온 것도 참 귀하고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인생에는 실패와 역경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역경을 지나온 사람에게 역경은, 넘어갈 길에 불과할 뿐이다. 오르지 못할 산은 없고, 지나지 못할 바다는 없으니까...
나는 내 아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하나님이 키워주신 그 떳떳한 자부심이, 자기 긍정이, 자기에 대한 신뢰가 다른 무엇보다 더 귀한 재산이요, 보배라고 믿기 때문이다.


내일이 발표일이다. 아마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것과 상관 없이... 나는 그냥 감사하다. 그 무수한 비틀거림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지켜주신 주님의 은혜가, 아이들의 마음을 키워주신 사랑이, 그리고 한 사람으로 따뜻하게 자라준 아이들이 목메이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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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 찬혁이가 고입 입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주일에는 특별전형을 위해 오이즈미 고등학교에 가서 면담과 집단토론, 논술고사를 봤다. 만약 그것에 합격을 하게 된다면 입시를 패스하게 되겠지만, 아니면 2월 22일에 시험을 치루게 된다. 시험과목은 5과목,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이다. 

입시를 위해 요즘 모의고사를 계속 보는데, 생각처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고생이다. 시험날의 컨디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힘들더라도 50분 시험 후에 10분 쉬고 다시 50분 시험을 보는 방식의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나중에 채점을 해서 복습할 때에는, 영어는 아빠가 도와주고, 수학과 국어는 형이 도와준다.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에 대하여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살피는 과정은 역시나 힘이 들었다.

공부가 쉽지 않다. 어쩌면 아이의 인생에서 처음 대하는 역경의 고개일 것이다. 처음에는 만만하게만 생각하더니 요즘에는 차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실력만이 아니라 마음이 자라는구나 생각하며 사랑으로 지켜보고 있다.


주일에 나서는 아이에게 편지를 주었다.
시험 치루기 전에 읽어보라고. 그 편지를 하루 전 새벽에, 밝아오는 미명을 보며 썼다.

나중에 나이를 먹었을 때에도, 아들이 아빠에 대한 추억으로 간직해주면 좋겠다. 나에게도 기념이 될 것 같아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둔다.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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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둘째 찬혁이의 원서를 썼다.

벌써 이렇게 의젓하게 자랐다. 일본에 처음 데려온 것이 2006년4월18일이다.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다.

마냥 어리기만 했는데... 그 시절의 사진을 찾아봤다.




갑자기 목이 메인다. 세월이 그저 흐른 것은 아니었구나.

학원 한 번 보낸 적이 없이 지냈다. 공부 하라고 채근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해서 곧잘 성적을 받아 오더니, 형이 다니는 제법 좋은 학교에 원서를 쓰게 되었다. 

늠름하게 자라준 아들이 고맙고, 그렇게 자라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고 붙들어 주신 나의 하나님이 감사하기만 하다. 

"아들, 잘 자라 주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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