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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떠드는 말이 정신 없으면, 일단 1분부터 재생해보세요.

실험 방법은 타임머를 스타트 한 후에 똑같은 순서로 똑같은 어플을 실행하고 타이머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다중 실행(멀티태스킹) 환경에서 핸드폰이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가를 보여주는거죠.

압도적으로 아이폰의 승리입니다. 갤럭시S5보다 무려 1분이나 빠른 것을 생각하면 치욕스러울 지경입니다. 


더구나 갤럭시는 기기의 램이 2~3기가입니다. 월드와이드의 스탠다드모델은 2기가이지만, 한국에 발매한 프라임 모델은 3기가 램이 장착되었습니다.

그에 반하여 아이폰6는 1기가의 램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저가폰만 1기가 램을 사용합니다. 고급 모델은 모두 2기가 이상이지요. 그런데 아이폰은 더 적은 하드웨어 사양에서 오히려 훨씬 훌륭한 퍼포먼스를 실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플이 괜히 애플이 아닙니다.



이 영상을 보고 당장 드는 생각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경쟁입니다.

애플은 처음부터 완성된 컴퓨터를 지향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좀 완성도가 떨어져도 사용자가 계속 대응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지향했습니다. 

때문에 애플 사용자에게 있어 윈도우는 뭔가 허접한 느낌이었지요. 잘 먹통이 되거나 툭하면 블루 스크린을 뱉어내는 멍청이 말입니다.

애플은 하드웨어를 거의 봉인해서 출시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뭔가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델을 구입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반대로 윈도우는 허접하지만 사용자가 바꾸고 만지는 맛이 있지요.

하지만 이런 특성이 윈도우의 성공을 보장한 것은 아닙니다.

진짜 이유는, 유명한 '황의 법칙'과 같이 하드웨어의 발전이 눈부셨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컴퓨터 관계자들조차 깜짝 놀랄 만큼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가 빨랐던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맞았습니다.

때문에 아무리 최적화된 애플이라 하더라도, 신기술과 새로운 하드웨어를 적용하는 것에 늦어지자 결국에는 메이저 컴퓨터의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주게 된 것입니다.

애플이 1기가의 램과 250기가의 하드디스크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몰두할 때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피씨는 저렴한 가격으로 램을 4기가로 늘리고 하드디스크는 500기가를 달아 출시하는 식이었습니다.

스펙은 현저하게 차이 나지만, 실제 퍼포먼스는 거의 비슷한 것도 미스터리였지요. 바로 오늘 동영상의 갤럭시와 아이폰처럼 말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더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변화에 더 적합했던 것 뿐이지요.

마이크로 소프트의 램에 대한 설계미스는 유명합니다. 기본 메모리를 너무 적게 설계하는 바람에 메모리 추가방법과 관리에 애를 먹어야 했지요. 

이것은 윈도우 XP까지도 이어져서, 32비트 버전의 경우 4기가 이상의 메모리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패치를 통해 그 이상의 메모리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법이 나왔지만, 그 즈음에는 이미 XP가 퇴물이 되었기 때문에 굳이 정식 대응을 할 필요가 없었지요.

윈도우 7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계속되다가 윈도우 8에서는 아예 메이저 컴퓨터 환경이 64비트로 넘어왔기 때문에 결국 저절로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물론 32비트 버전의 한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패치로 그 한계를 풀 수 있었다면 진작 설계에 반영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그렇게 많은 램을 일반적으로 장착하는 것을 미리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직접, 간접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이쪽에는 열려 있었습니다. 애플의 업그레이드는 애플에게만 이득이 되지만, 윈도우 피씨의 업그레이드는 모든 하드웨어 업체에게 장날과 같았습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아마 다른 하드웨어 회사들도 눈빠지게 기다렸을 것입니다. 



지금 애플은 과거의 애플은 아닙니다.

이번 아이폰도 그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폰6에는 애플이 직접 설계한 칩이 장착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적은 하드웨어 사양을 고수하면서도 이렇게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애플은 과거처럼 대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스티븐 잡스가 남겨준 유산과 같이, 기발한 신기술을 번쩍번쩍하는 디자인으로 포장하여 계속해서 세상을 놀라게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태생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그것은 애플의 폐쇄성입니다. 애플의 성장은 결과적으로 중국에 있는 협력공장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이익이 애플에 독점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연대가 없습니다. 

또 하나의 약점은, 그들의 베이스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은 아이팟을 통해 MP3시장에 진출했고 다시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회사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컴퓨터도 만들고, MP3도 생산합니다. 그 제품들도 훌륭하지요. 그리고 이 모든 변신에 성공한 애플의 혁신은 더 훌륭한 모범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그 혁신이 애플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 다음은 무엇일까요? 그것에 대한 압박감이 아이워치에서 보이는 것은 저만의 관점일까요?



얼마전에 세계 최고의 부자로 빌 게이츠가 다시 등극했습니다. 

윈도우가 새로 출시될 때마다 시장에선 불만이 폭주합니다. 새로운 버전에 혁신이 없다, 아직도 이런저런 기능을 고치지 못했다, 별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 별 말이 다 나옵니다. 그 결과 윈도우 8은 아직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아무도 개인용 컴퓨터의 OS로 윈도우의 존재감을 부정하지는 못합니다. 다른 대안이 없을 만큼 강력하게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PC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세상이 오겠지만, 그 때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안전할 겁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들만의 시장과 사용자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우물을 파라는 한국의 속담은 이런 경우에도 적절하지 않을까요?

그에 반하여 애플은 유목민과 같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컴퓨터 회사에서 MP3로, 그리고 다시 핸드폰 회사로 변신했습니다. 그 모든 변신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에서 애플의 대단함은 드러납니다. 이 회사를 다니는 구성원들은 그야말로 천재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애플은 혁신을 멈출 수 없고, 안정적이 아닙니다. 그 혁신을 멈추는 순간, 실망은 곧 현실과 주식시장의 반응으로 뜨겁게 증폭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회사에 비하여 조금은 안스러워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등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모바일 회사로 정상을 달리던 노키아의 몰락이 이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대박을 치는 것도 좋지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생명력이 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단순한 판단으로 승패를 가늠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입니다.

갤럭시가 더 느리고 아이폰이 더 빠를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환호하겠지요. 그러나 느리면 약간 가격을 낮추고 이익을 덜 남기는 것으로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항상 최고의 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얼마든지 속도를 양보하고 저렴하고 꽤 괜찮은 성능을 선택할 사용자도 있을 것입니다. 저처럼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승패는, 사람들의 수준과 니즈(needs)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에 따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혁신보다 인문학적 접근이 주요하다고 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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