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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진명
출판 : 새움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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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소설이다. 이미 [고구려] 3권을 통해 북방의 고대사에 대한 깊은 갈증을 고백한 작가 김진명은, 이제 고조선 이전의 뿌리를 찾아 여행을 한다.

그가 서두에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왜 조선의 말에 고종은 국호를 대한제국이라고 했을까? 실록에 따르면, 분명히 삼한을 계승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의문이 생긴다. 압록강 이남의 영토를 가지고 있었던 조선에서 어떻게 백제와 가야에 병합되었다는 남부의 마한, 진한, 변한을 계승한다는 말인가?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했듯, 조선이 고조선을 계승했듯, 대한제국은 무언가 그럴듯한 시조를 찾아야 마땅하지 않은가?

작가 김진명은 식민지사관에 도전하며, 삼한이 결코 한반도 남부의 나라가 아니라, 실제로 고조선의 유민에 의해 세워진 나라였음을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사서삼경의 하나인 시경의 한후[韓侯]를 한(韓)나라의 왕이라고 해설하며, 중국의 학자였던 왕부의 책에 나온 구절을 함께 제시한다. 그의 주장을 따른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고조선의 5천년이 아니라, 그보다 3천년이나 더 멀리 가는 8천년의 역사를 가지게 된다.

소설 속의 자료와 역사의 실제를 증명하는 실험들은 결코 허구가 아니다. 때문에 김진명은 이 소설을 통해,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역사학 강의를 모든 한국인들에게 하기를 원했는지도 모른다. 결국 그들은 왜 자신들이 한국인(韓國人)이라고 불려지는지 그 의미를 알 필요가 있을테니까...

재미 있을뿐 아니라, 가슴이 뛰는 소설이었다. 허망하게 남대문이 불타고, 오랜 식민지사관의 교육에 자기 나라 역사조차 헷갈리고 오해하는 현실의 암울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뿌리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위로와 긍지가 마음을 흔들었다. 

더운 여름을 잊게 할만한 한 권의 책을 찾는다면, 그리고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손에 잡을만 하다. 일단 잡으면 쉬이 놓지 못하겠지만, 놓았을 때에는 또한 많은 여운이 남을 것이다. 역사란 항상 그런 대상이 아닌가 한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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