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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에게 물어라



생명이란 얼마나 모질도록 간절한가

대리석 보도블럭의 틈새로 자라난 풀이 말을 건다

이렇게 해볼 수 있겠냐고? 

천 근 돌에 눌리고 하늘은 보이지도 않아도

틈새로 스미는 햇살, 바람, 빗물을 아껴 먹고 

마침내 뿌리를 뻗어 자라난 이 고상한 풀이

나처럼 해보라고 말을 걸고 다리를 잡는다


들의 풀만도 못하다, 사람이

산다는 것의 찬란함을 겸손하게 배우고 보면

존재의 매일이 기적이고 은총인데

그걸 모르고 돌로 떡을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만 친다

아서라, 돌은 떡이 되어도 달라질 것이 없단다

맘이 변해야 비로소 변하지

풀에게 말을 걸어라, 너는 어째서 거기 태어났냐고

너는 어떻게 그토록 간절하게 살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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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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