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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敎會)’는 가르침의 무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국어사전의 의미는 사실, 우리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교회는 좀 더 독특하고 특별한 것이니까요.
일본에 와서 보니, 교회라는 이름이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체 인구의 0.3%에 불과한 그리스도인들이 무슨 부정적인 과오를 많이 저질러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교회’(교우카이, 教会)라는 이름을 온갖 종교에서 모두 공용하기 때문에 생겨난 불행이었습니다.
대신할 다른 이름도 없기 때문에,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단과 사이비 종교집단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교회를 말할 때에는 언제나 ‘그리스도 교회(기리스도 교우카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교회라는 이름의 정체성에 대하여 좀 더 설명해 보겠습니다.
구약에서 교회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히브리어 단어는 ‘카할(kahal)’과 ‘에다(edhah)’가 있습니다.
‘카할’은 거룩을 나타내는 ‘카도쉬’와도 어근이 같은데, 부르심(calling)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단어는 신약에서 교회를 나타내는 ‘에클레시아’와 쌍을 이룹니다.
새삼 그 이름의 의미를 해석한다면, “하나님께서 범죄한 세상으로부터 불러내어 거룩하게 하신 사람들의 무리’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에다’는 집회와 회중을 나타내는 단어였는데, 후에는 장소와 건물에 대하여 폭넓게 사용됩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포로기를 겪는 동안,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되었고 유대인은 ‘에다(성전)’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제사 중심에서 율법 중심으로 유대교 신앙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시절, 유대인들은 열방에 흩어졌고, 그곳에서나마 유대인의 순수한 혈통을 지키기 위하여 '디아스포라’라는 유대인타운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유대인은 유대인과만 결혼하고 특별히 율법을 집중적으로 아이들에게 교육했습니다. 이것을 위해 정비된 시스템이 회당과 랍비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유대인 3~4세대는 히브리어를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당시의 세계는 헬라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현실적 생활을 위해서는 이 언어가 필요했고, 고대어인 히브리어로 율법을 학습할 만큼 원숙하게 익히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결국 랍비들은 현실적인 타협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히브리어라는 모국어와 율법이라는 신앙 중에서 율법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을 통하여 생겨나게 된 것이 70인경이라는 헬라어 성경입니다.
그 이름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70여 명의 유명한 랍비들이 모여서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원숙하게 번역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성경에서 ‘에다’는 ‘쉬나고게’로 번역됩니다. 쉬나고게는 회당을 의미합니다.
(이는 잃어버린 예루살렘성전을 회당으로 대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이 번역으로부터 회중이 건물로 변하고, 종교행위를 위한 건물에 ‘교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본래 ‘에다’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특별히 어떤 목적을 위하여 ‘선택된 자들’이라는 의미가 그 바탕입니다.


그렇다면 신약성경은 교회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요?
앞에 잠깐 언급을 한 것처럼, 일단 ‘에클레시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에크’는 ‘밖으로’라는 의미의 접두사이고, ‘레시아’는 ‘부르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밖으로 불러냈다’는 의미로 이것은 히브리어 ‘카할’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코이노니아’가 있습니다. 이것은 ‘친교’를 의미합니다.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입니다. 초대교회가 성찬식을 행할 때마다 주님과 몸과 피가 신자에게 들어와 하나가 된다고 해설했던 것이 주요합니다.
성찬예식이 예배의 가장 중심이 되었던 초대교회로서는 ‘교회’의 정체성 역시 그 ‘연합’을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둘째는, 신자간의 연합입니다. 요즘은 이것만 강조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코이노니아라고 하면, 다들 서로 친교를 하고 노는 것으로만 이해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이러한 신자간의 친교는 부수적인 결과라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선행되고, 그 결과로서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연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른 교회의 원리입니다.


영어에서는 교회를 처치(church)라고 부릅니다.
에클레시아도, 코이노니아도 아닌 새로운 이름이 탄생한 것이지요.
이 이름은 종교개혁에서 그 유래를 찾게 됩니다.
종교개혁자들은, ‘교회’라는 이름으로 온갖 불법을 저지르던 당시의 카톨릭교회 상황으로부터 새로운 개혁교회를 구분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이름을 찾기 위해, 성경을 뚫어져라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한 단어를 찾아냅니다.
’퀴리아코스’라는 단어인데, 이 말은 ‘주님의 사람들’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말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단어였지요.
결국 이 단어를 선택하여 교회를 나타내게 되고, 이 말이 독일에서는 ‘키르케(kirche)’, 스웨덴에서는 ‘쿠리카(kurika)’, 영국에서는 ‘처치(church)’가 되면서, 바로 오늘날까지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이상의 탐구를 통해, 교회의 정체성을 정리한다면…
1) 교회는 사람이다.
2) 선택과 부르심(은혜)이 전제되어야 한다.
3) 거룩함이 특징이다.
4)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필수적이다.
5) 다른 신자들과도 교제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퀴리아코스’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오늘도 ‘주님의 사람들’로서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 잘 감당하는 멋진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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