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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0 부모의 조건



아이는 자란다. 그 성장의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좋은 옷과 기름진 음식도 물론 필요하다. 교육도 해야 한다. 되도록 좋은 학교를 보내고, 되도록 훌륭한 교사를 만나게 하는 것은 부모가 노력해야 할 일들이다. 그래서 맹자의 어머니는 아이를 위하여 3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고사(古事)로 전해지지 않는가!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이 과연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것일까? 되도록 많은 것을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겠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중심에 두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다른 것들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반드시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최고의 미덕은 무엇일까?

성장한다는 것은 미완으로부터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이는 처음부터 탁월하고 잘하는 존재가 아니라, 점점 나아지는 존재이다. 아무리 뛰어나도 아이는 아이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 성장의 가능성에 있어 현실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현실은 '지금(now)'을 모든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유치원의 우등생이 반드시, 대학도 좋은 곳에 들어가고, 사회에서도 유능한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6학년에 훌쩍 크는 아이가 있고, 고등학교에 훌쩍 크는 아이가 있는 것처럼, 어떤 아이는 일찍 소질이 드러나고, 어떤 아이는 늦게 소질을 찾게 된다. 

그래서 무작정 남들과 비교하는 것은 한 사람의 고유한 인생에 별로 의미가 없다. 중요한 사실은, 사람마다 고유함이 드러나고 찾아질 때, 가장 행복하고 가장 유익한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소설가 이외수 씨가 방송을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좀 더 절망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자살하는 젊은이들의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막상 살아남고 보면 죽을 만하다고 느껴졌던 일들도 별것 아닐 때가 많은데, 그 한 순간을 견디지 못해서 죽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고. 그러니 절망에 좀 더 익숙해져서 살아남아 보라고 권했다.

실제로 '우등'이 아닌 '열등'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은 누구보다 본인에게 속상하고 아픈 일이다. 

누군가 우등상과 표창장을 받을 때에, 그 외의 기타등등으로 서서 박수만 치다가 퇴장하는 경험은 결코 행복한 경험일 수 없다. 그래서 아이는 누구나 잘하고 싶어한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심지어 싸움질이라도 잘하고 싶은 것이 아이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일등이 있으면 꼴등도 있는 것이고, 내가 반드시 모든 것에서 일등이어야 한다는 법칙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에 서서히 패배주의와 포기하는 마음이 뿌리를 내리면, 그 아이는 피어보지도 못하고 곧바로 시드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이쯤에서 앞에서 물었던 대답을 스스로 해야겠다. 부모의 제일되는 사명은 아이를 믿어주고 격려하는 것이다. 

온 세상이 '너는 열등하다'고 할 때에도 부모는 '네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말 그것을 믿고, 기도하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좋은 부모는 아이가 잘할 때가 아니라, 아이가 못할 때에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하지만 요즘 부모들은 아무래도 욕심이 너무 많다. 아이들이 포기하기도 전에, 부모가 먼저 포기하거나 단정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부모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이의 인생에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함량 미달의 부모들이 너무 많다.

하나님은 부모를 믿고 아이를 맡기셨다. 그 아이는 내 속으로 낳았으나 나의 소유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맘대로 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섬세한 인격이라는 사실을 늘 마음에 두고, 매사에 희망을 뿌리는 농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혼내고, 조롱하고, 단점을 말해줄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을 통해서는 결코 한 인간의 고유한 가치가 드러나지 못한다. 아이를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자양분은 사랑과 격려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할 줄 안다면, 그는 정말 훌륭한 부모일 것이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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