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역린(逆鱗)은 세월호를 통해 건드려졌다
인생/세상이야기 / 2014. 5. 9. 20:59
아아, 조선의 대동맥, 조선의 폐(肺)는
아기야, 너에게만 있도다.
-- 양주동, [조선의 맥박] 중에서
대한민국이 오늘의 발전을 이룬 것은 어떤 개인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 부모들의 희생과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지 못하고 선전된 '영웅'의 업적으로 모든 것을 등치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헐벗고 굶주리는 세월 동안에도, 나라가 없어졌음에도, 오직 자식을 위해서라면 진자리, 마른 자리 가리지 않고 헌신해 주셨던 부모님들의 사랑이, 이 나라의 뼈대를 이루고 모든 자녀들이 불굴의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발판이 되었다.
하여, 세월호의 사건은 이토록 엄중한 것이다. 수 천 억을 빼돌리고, 나라를 거덜내도 참았던 국민이지만, 자식들의 불행한 죽음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권력 앞에서, 마침내 폭발의 직전에 도달하고 만 것이다.
대한민국을 이해한다면, 결단코 건드려서는 않되는 '역린'이 나는 바로 '자식'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 사건은 심지어, 그토록 분열시켜 재미를 보았던 좌우를, 동서를 하나로 묶어낼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한국인의 피에는, '자식사랑'이라는 것에 유독 공명하는 유전자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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