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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치가 막장으로 가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이 발생하기 전부터 수상인 ‘아베’를 둘러싸고 터져나오는 스캔들로 인하여 일본은 시끄러웠다. 지지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중에서도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일본의 빈곤한 정치적 환경으로 인하여 아베는 권자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런데 팬데믹이 터졌다.
이제는 세계적인 유머 코드가 되어버린 ‘아베노 마스크’를 제외하고라도, 일본은 정상적인 국가들의 방역대책을 따라가지 못했다. PCR 검사는 제한되고, 병원은 환자를 받을수록 재정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의료용품의 부족을 돕겠다고 나선 정부의 알선으로 병원에 공급된 소독용 알콜액은 기존 가격의 4~8배가 되어 “사기다!”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일본이 사회적 혼란에 빠지지 않고 이만큼 유지되는 현실은, 분명히 높은 시민의식이 그 바탕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높은 시민의식은 정치적 참여로 이어지지 못해, 가장 뛰어난 시민들이 가장 멍청한 정치인들의 지도를 받고 있다.

아베는 이미 최장기의 총리라는 경이적인 이름을 예약했다. 그러나 그 이름이 과연 명예가 될 것인지, 수치가 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그가 장기적으로 고집했던 ‘아베노믹스’는 꺼져가는 일본의 경제적 심장을 다시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그 무지막지한 재정정책이 앞으로의 일본을 더 비참하게 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2020년의 동경 올림픽은 어떠한가? 팬데믹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결단이 신속하고 단호해야 했다. 올림픽을 후쿠시마 부흥의 선전의 장으로 이용하려던 욕심 때문에, 일본은 코로나19를 거의 방치 수준으로 관리했다. 결과적으로 시간과 돈도 잃고, 목숨도 잃는 선택이었다.

정치권력에서 이런 류의 문제들이 터져나온다는 것은, 이미 정권의 생명이 다했다는 뜻이다. 적어도 이런 징조들을 높은 시민의식이 읽었다면, 지난 몇 번의 선거들의 결과가 달랐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지독하게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로 인하여 정치가 외면받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번에는 G7의 중국 때리기에 행동대장을 자처할 모양이다. 이것이 분명 G2로 성장한 중국의 극렬한 반감을 살 것을 알면서도, 일본과 일본 총리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하여, 그리고 새롭게 초대된 한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기꺼이 악역을 감당하겠다는 모양새이다. 
사실, 일본은 과거에 G2의 영화를 누렸었다. 그러다가 미국의 한 방으로 인하여, 장기적인 침체와 몰락을 경험했다. 그런 과거의 교훈(?)에서 일본은 지나칠 정도로 미국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번의 중국과의 충돌도, 일본이 미국의 편에 서는 한 별일 없이 무사하게 지나갈 것이며, 오히려 중국의 몰락을 통해 일본의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보기에 이는 몽상이다. 왜냐하면 중국은 이미 일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오래 지속된 미국의 패권에 대하여 권태감과 반감을 가진 나라들도 세계에는 이미 많다. 결국 미국의 뜻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뜻대로도 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중국은 만만한 나라가 아니며 일본에 치명적인 손해를 가할 정도의 위력은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곧 정권을 내려놓고 물러날 아베가, 일본의 국제적 위상에 지극히 중요한 결정을 미리 내려놓고 퇴임하려 한다는 사실은, 대단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마치 한국에서 탄핵을 당해 식물 대통령인 상황에서도 미국의 대중국 위협인 ‘사드’를 성주 땅에 들여와 골프장에 설치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떠오르게 한다. 그 무책임한 결정으로 한국은  한동안 중국의 다각적인 보복을 당해야 했고, 외교적인 멸시를 참아야 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한국은 계속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위기는 사람을 드러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아베는 일본의 총리감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합리적인 비전이 없었으며, 그의 주변은 무능력했다. 권력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부패도 문제지만, 그 부패를 교정하려 하기 보다는 은폐하고 대충 넘어가려 하는 의지가 더 문제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 일본은 전후(戰後) 최고의 위기를 당하고 있다. 미국의 한 방을 먹고 잃어버린 10년을 전전긍긍했지만, 지금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의 위기는 누구의 탓이 아니라 일본 스스로의 위기이며 동시에 전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며, 또한 이미 일본의 국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과연 일본은 이대로 침몰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저력을 보여줄 것인가? 그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을 과연 얼마나 많은 일본인들이 알고 있을까?  
노쇠한 이 아시아의 나라가, 탈아입구의 꿈에서 깨어, 주변국과 협력하고 좋은 이웃으로 상생하는 미래를 다시 설계하게 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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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 

1. 사망 후 24 시간 경과하지 않아도 화장은 가능합니다.

2. 화장 예약은 유인일 이외 15:00, 화장 종료 후 16:00 이후입니다. ※당일 상황에 따라 화장예약 시간은 당겨지거나 늦추어질 수 있습니다.

2. 의료기관에서 시신을 포대에 넣은 후, 표면 소독을 부탁드립니다.

2. 시신은 의료기간 내에서 입관을 마친 후 반송업체에 인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사체 당사 도착시,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해 방호복 착용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화장로(등급) 지정은 가능하나, 상황에 따라 한정될 수 있습니다.

6. 화장로 앞에서의 독경, 꽃꽂이 등은 절대 금합니다. (영정은 장식할 수 있습니다)

7. 입회 인원은 친족 5명 이내로 합니다. ※농후 접촉자, 감염이 의심되는 분의 입장은 엄숙히 거절합니다.

8. 화장중의 대합실은 당사가 지정한 방을 이용해 주세요. 또한 장내 이동구역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9. 시신 보관은 불가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원본 트윗 : https://twitter.com/flydragon333/status/1239205801719300098

 

[ 트윗 ]

신형 코로나 감염의 사체에 대해서, 도시와 지정 의료기관, 화장터 사이에 가이드라인 책정.

저는 이 통보를 받아 향후 가이드 라인 대로 대응합니다.

또한 미검사된 사체가 매우 많기 때문에, 폐렴 환자의 시신도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검사하지 않으면 코로나19는 일본에 없다(?) 일본에는 폐렴만 있을 뿐이다...
도대체 일본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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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2 목양칼럼

 

온 세상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난리입니다.
전염병 보다 더 슬픈 것은, 공포의 상황에서 번지고 있는 '혐오'의 감정입니다.
지난 주에 우리 동네에서 들었던 "차이니즈, 고 어웨이!"라는 헤이트 스피치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일본인의 눈에는 지금, 모든 아시아계의 이민자가 다 중국인으로 보일 것입니다. 
더 심하게는 전염병을 옮기는 환자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맹목적인 혐오는 어제 오늘에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지진이나 대화재의 상황에서 항상 공포의 희생양을 만들어 왔습니다. 
얌전해 보이던 일본인들이 갑자기 흉폭해지는 것은, 그들의 내면에 숨겨진 공포의 그늘이 얼마나 크고 짙은가를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국경을 폐쇄하자고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하기나 할까요?
모든 군대를 다 동원해도 모든 사람들의 이동을 다 감시하거나 막을 수 없는 시대가 이미 되었습니다.
때문에 이제는 다 같이 살거나, 다 같이 죽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제화 되어버린 오늘에, 어떤 나라나 민족을 전염병에 방치하고 우리끼리만 안전하게 살아갈 방법따위는 결코 없습니다.
우리는 혐오를 넘어서야 합니다. 
어려움 앞에서 힘을 합하는 법을 새롭게 배워가야 합니다. 
같은 민족과 나라에만 연민을 발휘할 것이 아니라, 이제 '인류'라는 공동의 운명체에 대하여 새로운 시야를 열고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재난이 국가간의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는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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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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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분명히 기억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너무 쉽게 잊습니다.
일본에서는 다시 원전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전쟁의 위협 속에서 그 원전을 무기로 바꾸어 핵무장을 하자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참으로 경악할 일입니다. 역사상 핵 폭탄을 두 개나 맞은 나라, 그리고 인류에게 일어난 원전사고 중에서 가장 큰 참사가 일어난 나라가, 그 사고로부터 2년도 안 지나서 어떻게 핵무기를 입에 올리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욕망에 눈이 어두운 인간의 현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북대지진의 참상을 직접 목격한 것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 그리고 인생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참 감사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어려움 속에서 저에게도 힘든 나날이 이어졌지만, 그러나 고통 또한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어제 하루 동안... 일본동북대지진의 2주년을 기념하여 저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입니다.
하나하나 다시 곱씹으며 사진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삼가, 고인들에게 평안을... 그리고 남겨진 유족과 재해민들에게는 위로를... 다시 전합니다.


오늘이 일본의 동북대지진 2주년입니다. 
지진은 오후 2:46분에 일어났고, 경보 후 약 15분 후부터 인근에 쓰나미가 몰려들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20미터에서 40미터의 쓰나미가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날은 아주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2만5천명이 죽거나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지만, 실상은 정확한 통계가 불가능했습니다. 마그네튜 9.0이라는 인간이 목격할 수 있는 최대의 이 재난이 과연 무엇인지, 나름대로 기념해 볼까 합니다.

이 사진들은, 사고후 재난지원을 위해 구호품을 가지고 방문했던 현장에서 제가 직접 촬영한 것들입니다. 기억에 남는 몇 장만 올려 보겠습니다...



자동차는 특히 처참했습니다.
참 역설적이게 보였습니다.
인간이 몸을 대신하여 속도를 추구하여 가장 빠름의 기계를 낳았지만, 그 기계 역시 죽음의 속도를 이기지는 못한다는 증명 같았습니다. 
도시 곳곳에 쳐박히고, 엎어지고, 만신창이로 찌그러진 차를 보면서... 나에게는 저것들이 다 인간의 몸뚱이요, 영혼 같았습니다.
물질문명의 꼭대기를 추구했던 일본, 가장 자연재해에 대하여 완벽한 대비가 되어 있다는 일본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창세기 11장에는 바벨탑의 사건이 나옵니다. 인간은 거기서 하늘에 닿는 도시를 짓고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인상적이게도... 하나님은 그 도시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 '내려오십니다.' 
'하늘에 닿는 도시'라는 허망한 야망을 위해 올라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간들의 도시는 하나님께서 '내려오셔야'하는 땅의 것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나는 그 허망한 '바벨탑'의 실체를 내 시대에서 목격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의 앨범 사진이 볼 때마다 가슴 아픈 사진입니다.
쓰나미에 쓸려서 그야말로 사라진 도시의 폐허에서 망연자실 하다가, 그 한 주택에서 찾아내 내 손으로 펼쳤던 앨범입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거기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 집에 저렇게 저녁 식탁이 있고, 아이가 있고, 꿈이 있고, 웃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인생이구나. 참 허허로운 것이 사람이구나. 사랑하고 사랑 받을 기회가 지금뿐일지 모르겠구나... 한참을 그 밀려오는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사진입니다.

저는 가끔 이 사진을 꺼내 한참을 다시 봅니다.

그것은 인생이 무엇인지를, 이 한 장의 사진이 나에게 말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보고 있으면... 역설적이게도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주택지는 거대한 폐허의 벌판으로 변했습니다.
학교건물도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쓰나미와 함께 떠밀려온 자동차와 집의 잔해들이 학교건물에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공장지대 역시 철골구조만 남겨졌습니다.

2만5천의 사망, 실종자 통계가 정확할 수 없는 까닭은, 이처럼 마을 자체가 한꺼번에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웃에 누가 살았는지 증언할 사람도, 관공서도 남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노동의 현장에서 노인이 많고,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일본에서는, 그야말로 죽었는지조차 모르게 사라진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을 것입니다.

덩그런 폐허에 장비와 함께 누군가 써 놓은 '힘내자! 이시마끼'라는 간판이 아리게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들은 그래도 살아남아 있었습니다.
죽은 사람들 만큼이나 산 사람들의 처지도 나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 해에는 더욱, 이상기온으로 늦추위가 계속되었습니다.
눈이 오고, 밤이면 살을 에이는 비바람이 불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사람들은 구호품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닐 봉지에 담겨진 식량과 물과 생필품을 받아야만, 한꺼번에 집과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살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원자력발전소의 불안한 소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렇게 얼어붙은 땅에 쳐박힌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그들은 자원해서 자기 차에 식량과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와서는 나누고, 함께 먹고, 잔해를 치우고, 함께 텐트에 누웠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안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사람이 위대한 것은, 모두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들'이 사람답게 살려고 안깐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사망과 생명의 경계가 분명했습니다.

도시가 쓰나미에 휩쓸려 폐허로 변해버린 그곳에, 저 축대 위에는 멀쩡한 생명의 피난처가 있었습니다.
당일에 많은 사람들이 저 축대 위에서 도시가 물에 잠기고, 불이 나고, 같은 마을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비명 지르며 지켜 보았다고 합니다.
한 발의 길이, 한 발의 높이... 그것은 평소에는 아무 의미가 없어 보였지만, 그러나 재난 속에서 생명과 죽음을 갈랐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 이와 같을지 모릅니다.




이 동영상은 바닷가 시오가마항의 한 멘션에서 촬영된 것입니다.
항구를 타고 들어온 쓰나미가 삽시간에 도로를 타고 도시를 휩쓰는 과정이 잘 보여지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이와테에 쓰나미가 들어오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갔을 당시에도, 아직도 여전히 대형지진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한 주에 400번 정도의 여진이 왔습니다.
그 흔들림과 추위, 공허함, 곳곳의 잔해에서 아직도 확인되는 시신, 그리고 사람들의 상실감은 말로 다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이 대단하다고요? 착각에 불과합니다.
산다는 것은 허락된 은혜입니다. 그 은혜가 취소되는 순간, 인간은 야망과 끈끈한 집착을 끊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결말입니다.



한 작은 어촌에서 이들 부부를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에 이곳에서 자랐던 남편은, 은퇴한 후에 정착하기 위해 고향집을 고쳤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도시와 이곳을 왕복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쓰나미가 몰려왔습니다.
축대 위에 있던 이 집의 1층까지 물이 밀려왔고, 그 물은 계단을 타고 2층을 휘돌아 나갔습니다. 덕분에 집안이 온통 물에 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이 집을 결코 헐지 않겠답니다. 나라에서는 집을 철거하면 새로 짓는 보조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남편은 그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긴 집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집안에서 쓰레기로 변한 살림살이를 집 밖으로 들어냈습니다. 
한 나절을 땀을 흘리며 함께 일하는 동안, 우리는 언어, 민족, 국가, 나이를 넘어 친구가 되었습니다. 
나중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놀러 오라고... 따뜻한 미소로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는 부부에게서, 우리는 따뜻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아픔, 슬픔, 죽음이 지난 자리에서도 자연은 여전했습니다.
갈매기는 창공을 날았고, 노을은 안식을 위해 서서히 다가왔습니다.
깨지고 망가진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움직이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숭고했습니다. 아름다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하셨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이재민들은 고통 속에 있을 겁니다.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 많고, 무엇보다 돌아올 수 없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3/11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화인(火印)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사람은 삽니다. 살려고 노력하고, 마침내 그 고통을 이겨냅니다. 그것이 희망의 힘입니다.

세상은 아프지만, 그런 희망이 아직도 살아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것이 내가 여기 있는 이유이고, 이곳에서 아직도 복음을 전하려고 애쓰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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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21일, 동경의 요요기 공원에서는 원전반대 시위로 17만명이 운집했다. 또한 원전제로 정책을 위한 천만명 서명 운동에 지금까지 800백만명 이상의 시민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반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과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사태는 아직도 진행중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일본의 동경에서 8년째 살고 있는 시민으로, 보이지 않는 이 당혹스러운 적에 대한 공포감이 적지 않다.
지금 관동지방에서는 방사능 피폭과 이로 인한 각종 질병에 대한 괴담이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와 매스컴이 일절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현실로 인하여, 오히려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만약 방사능 오염으로 인하여 이런저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 소식을 바탕으로 대충의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절 위험을 부인하고 '안전하다'는 말만 계속 반복하는 현실로 인하여, 시민들은 오히려 더욱 끝도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밖에 대응하지 못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미 후쿠시마와 인근의 피폭 위험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일본을 경험하는 시민으로 생각할 때에, 한국은 결코 일본의 투명성과 안전의식을 따라오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가장 최악의 원전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한국이 아무리 주의를 하고 기술적으로 최선을 기울여도 '원전사고'를 완전히 피하고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살아있는 증거이다. 

일본 국민 68% 2030년 안에 원전제로 정책 지지
http://goo.gl/uomY3


때문에 오늘 일본의 원전제로 정책에 대한 68%의 지지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기를 바란다.
이곳의 사람들 대부분은 국가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기업과 경제를 위해서라면 다소의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68%의 원전 반대 여론이 조성되는 것은, 정말 대단히 심각한 위기의식을 사람들이 현실에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과연 건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것보다 더 큰 불안은, 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전쟁도 아닌 상황에서, 이처럼 한 국가의 모든 세대를 기한도 없는 막연한 불안에 빠뜨리고 건강한 삶을 실제적으로 위협하는  것이 바로 원전사고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원전이라면 촛불을 켜고 견디는 한이 있더라도 퇴출시켜야하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선을 통해 현명한 결정이 시급하게 내려져서, 부디 이러한 위험을 모면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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