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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로 가지 마라!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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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꽃이 피네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법정,류시화
출판 : 문학의숲 200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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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엮은이 류시화는 인도를 여행하고, 항상 깨달음과 관련된 책을 내는 사람이다. 그의 책이 보통 이교(異敎)적이기 때문에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그리 환영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본래의 작가인 법정 역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불교 승려이다. 
개인적으로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은 것이 초등학교 말에서 중학교 입학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고판의 책은 세로로 되어 있었고,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것이 좋았고 내용도 볼만 해서 그럭저럭 읽어갔다. 그랬다가 20대 중반 정도에 다시 그 책을 읽고는 법정 스님의 팬이 되었다.
<산에는 꽃이 피네>도 역시 모든 것을 버리고 구도자의 길을 가는 승려의 말이다. 중간중간 엮은이가 자기 말을 곁들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오히려 방해스러웠다. 너무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러나 법정 스님의 말은 투박하고, 거침이 없고, 자기 다웠다.
믿음의 방향은 다르지만, 오히려 이 늙은 승려에게 믿음의 자세를 본받아야 하리라. 버리고 비우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인생을 살고,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 속에서 사색과 깨달음이 얼마나 절실한 아름다움인지를 배우게 하는 책이다. 사람이 아름다우면 그가 뱉어내는 말도 참 자기스럽게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게 했다.

얼마 전에 법정 스님이 입적하셨다. 불교는 이 구도자의 장례(다비식)을 두고도 사단을 겪었지만... 글로 좋아했던 분을 잃어서 슬펐다. 언젠가는 고적한 산사에서 같이 마루에 앉아 이야기 해보고 싶었던 분인데... 기회가 흘렀다. 삼가 고인을 위해 애도를 표한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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