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자식일수록 천하게 키우라
2014-08-12 목양칼럼
귀한 자식일수록 천하게 키우라는 말이 있다.
호환(虎患), 마마와 같은 천재지변의 위험으로 자식을 많이 잃었던 과거에는, 귀한 자식에 대한 미지의 질투를 두려워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사람은 좋은 환경에서 타락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철이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는 것이 반드시 아이에게 유익하지 않고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부모들에게 경계하기 위하여 이런 속담이 생겨난 것이다.
요즘은 모두 자녀를 적게 낳는다. 늦게 결혼한 탓도 있겠지만, 자녀 양육의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도 적지 않은 이유가 되고 있다.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이를 키우는 것에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간다.
아이들의 엄마, 아빠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아이를 양육한다. 아직도 꽃다운 엄마들이 낡은 옷만 입고 추리하게 생활하며 아이는 공주님이나 왕자님처럼 꾸미는 것을 보면, 가슴 한 켠이 짠해지기도 한다.
그 사랑에서 나오는 욕심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아이를 ‘사람’으로 키워야지 공주님과 왕자님으로 키우면 반드시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긴다. 아이를 위해서도 그것은 좋은 양육이라 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의 인생에도 굴곡은 있다. 좋은 날만 계속되는 인생은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인생에 대한 바른 태도를 가르쳐 주는 것이 수학과 영어를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원하면 뭐든지 이루어지는 마법의 나라에 살다가 갑자기 치열하고 냉정한 현실에 내동댕이 쳐지면 그 충격이 어떠하겠는가?
늘 하는 이야기지만, 부모는 한시적으로 아이를 품에 안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언젠가는 스스로 날아가야 한다. 험한 세상에서도 씩씩하게 이겨내고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나의 아이를 키워내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내 새끼 입에 쌀밥 들어가는 풍경이라고 하더라. 어려운 시절에 나온 이야기겠지만, 나는 아직도 이 말을 실감한다. 내 새끼 입에 맛있는 거 들어갈 때, 내 배가 아니라 가슴이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이 입에만 모두 넣어주면 안된다. 자칫 자기 몫을 모르고 자기 입에 다 넣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아이가 되면, 결국 사회로부터는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런 습관이 몸에 배인 아이는 사랑 받기는 틀린 셈이다.
기다릴 줄도 알고, 나눌 줄도 알고, 때로는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의 자리에서도 충분히 자기에 대한 긍지를 지킬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하지 않을까?
부모에게는 자식 사랑이 본능이지만, 그 본능으로만 사랑하면 덕스럽지 못하다. 그 본능을 잘 절제하고 지혜롭게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받는 아이도 유익하고, 모든 주변의 사람들이 함께 사랑할 수 있는 아이가 될 것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가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임을 잊지 마시라.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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