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4 :: 목양칼럼
인생에 있어 가장 크고 소중한 재산은 자기 자신이다.
아무리 요란한 풍랑도 자신을 날려버리지는 못한다. 죽지 않는 이상, 자신은 남을 것이고, 그렇다면 거기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인생에는, 오직 자신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순간들이 몇 번은 오기 마련이다.
그 순간에 우리는 자기와 깊게 만난다. 만약 자신을 잃고 살아왔다면, 그 순간에 가장 절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지키고 가꾸며 살아왔다면, 그 순간에 자부심을 얻게 될 것이다.
신앙은 자기를 버리는 길이다. 그러나 그 버림은, 쓰레기처럼 그저 내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앙 안에서의 버림은 진정한 자기를 얻기 위한 과정이다. 욕망과 습성에 갇힌 자기를 버림으로써 하나님께서 지으신 본래의 자기를 얻으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해방자로 오셨다는 말이 무엇인가? 그분은 노예나 여성을 해방시키는 일을 위해 칼을 잡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의 순간에 칼을 잡는 제자를 향해, 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칼로 망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셨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해방자가 분명하다. 그분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하나님으로부터, 우리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여 우리 맘대로 섬기려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하셨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를 되찾게 하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信者)는 신자(神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자신을 깊이 만나는 일이다.
도대체 내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는가? 왜 그렇게 가지고 싶은 것이 많은지?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여전히 목마른 '나'에 대하여 깊이 허전하지 않는가? 어떻게 하면 이 야생마 같은 나를 길들여서, 푸른 초장과 맑은 시냇물 가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 않은가?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 자기를 찾지 않는 것은 제일 어리석은 일이다. 아무리 많은 기도를 하고, 아무리 열심히 성경을 읽어도, 그것을 자기와 묶지 못하면 신앙은 실패한다. 그것은 바리새인의 습관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하자. 시끄럽기만 하다. 이제 정중하게 앉아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라.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의 신앙과 인격에 대하여 말해 보라. 자기를 정직하게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게 허전하고 부실하기 때문에, 늘 인생이 불안하고 신앙은 허약하며 꿈이 연기처럼 그저 흩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혹시 지금은 아니라도, 인생에는 반드시 모든 겉옷을 벗고 벌거벗은 자기와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그 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부디 그 날에 당신은, 성경이 말하는 복 있는 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기만 넘어지지 않는다면, 자기만 확실하다면, 우리가 넘지 못할 산은 없고, 우리가 이기지 못할 시련도 없다.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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