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피겔, 세계는 한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울까
코로나19 위기
세계는 한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빠르고 포괄적인 검사와 최신식 의료 기술: 한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코로나19에 대해 준비가 잘 되어있던 나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확진자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찬바람이 강남의 한 주차장을 쓸고 지나가자 흰 텐트의 방수포가 부푼다. 의사와 두 명의 보조가 9시부터 여기에 서 있다. 코로나19를 검사받기 위해 운전해 올 환자들을 위해.
그들은 흰색 보호장비와 플라스틱 앞치마, 여러 겹의 라텍스와 플라스틱 장갑, 안면 마스크와 플렉시 글라스 (소재의)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고 있다.
검은색 BMW가 주차장에 나타나 운전자가 창문을 내린다. 그는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 간호사가 개인 정보를 묻고 열을 측정한다. 그 다음 BMW가 몇 미터 정도 더 움직이면 의사가 목구멍과 코에서 표본을 하나씩 채취한다.
이 소위 드라이브스루 검사법은 여타 방법들보다 안전하고 빠르며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현재는 독일에도 이런 검사소들이 있다. "환자들이 병원에 가게 되면 다른 사람들을 감염 시키거나 주변을 오염시킬 수 있어요." 오늘 아침 근무 중이던 한 의사가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바이러스에 "전쟁"을 선언하다
대한민국 전역엔 이런 드라이브스루 검사소가 50여개 있다. 고양시가 첫 타자였는데, 지역 공무원들은 맥도날드의 드라이브인에서 영감을 얻었다. 검사는 환자에겐 무료이고, 한국의 의료보험제도 덕분에 비교적 저렴하다 . 드라이브스루 검사소에서는 48 유로, 병원에선 121 유로다.
드라이브스루 검사법은 (코로나19의) 발발을 억제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에선 약 8,000명이 코로나에 감염됐고 이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축에 든다. 그러나 이제 그래프 곡선은 어느 정도 낮아졌고 사망률도 비교적 낮은데, 전문가들은 이게 한국이 여러 방면에서 모범적으로 처리한 덕분이라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바이러스에 대해 "전쟁"을 선언했다. 한국에선 일평균 12,000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하루 최대 검사량은 20,000명이다. 한국 정부는 검사 결과를 6-24시간 안에 받는데, 이건 그 어느 나라보다도 훨씬 빠르다. 한국에서 보고된 감염자 수가 그렇게 높은 건, 감염 여부에 대해 특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검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관리센터 CDC의 전 국장 토마스 프리든Thomas Frieden은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감염된 사람들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감염률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왜냐하면 감염 사실을 초기에 알면 다른 사람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바이러스 학자는 한국의 접근법을 "완벽한 모범"이라고 부른다
베를린 의대의 바이러스 학자 크리스티안 드로스튼Christian Drosten은 또한 한국인들의 접근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완벽한 모범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또한 그런 검사 속도를 달성하길 희망한다. "
옥스포드 대학의 비교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앞서있다. 한국은 3월 10일자로 이미 210,144건의 시험을 실시했는데, 이는 이탈리아의 60,761건, 영국의 26,261건, 미국의 8,554건과 비교된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한국에선 코로나19로 60명이 사망했는데 평균 사망률은 0.7%라는 것이다. 다른 국가들보다 적은 숫자다. 한국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내놓기를 (아직) 주저한다.
한국 역학회 김동현 회장은 조기 발견, 그리고 그에 따른 조기 치료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한편으론 한국에선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감염되어 (치료) 과정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이후 한국은 전염병 발발 가능성에 맞춰 인프라를 개선했다. 그건 현재의 위기에 도움이 되었다. 정부 당국은 감염된 사람들의 자세한 개인 정보를 조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염병 응급 센터, 전문가들의 정기 모임까지도 있다.
앱을 통한 자가격리
한국 전역에선 확진자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했던 사람들은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자가격리가 시행되고 있는지 관찰하는 데에는 앱이 사용된다.
세계 보건 보안 지수에서 한국은 전염병 식별, 예방 및 대응에 있어 최고점을 얻었으며 응급체계 분야에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의 질병보호국인 질병관리본부가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게 12월 17일이다. 질본은 비상 사태에서의 책임자, 대응 방법 및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시험했다. 이 시뮬레이션에서 우연히 예시로 나왔던 게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였다.
이러한 예방책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2월 중순부터 남쪽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비판하는 측에서는 정부가 중국 정부와 사이가 틀어질까봐 중국에서 오는 승객들을 계속 들여 보냈다고 비난한다. 우한에서 오는 승객들을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의 분노는 근본적으로 기독교 신천지 종파에 가닿고 있다. 한국 남부 지역에서 예배를 보면서 신자들 다수가 감염됐고 대구와 인근 지방은 핫스팟으로 발전했다. 전국 감염의 거의 3분의 2가 이 신천지 때문이다.
이번 주 초 새로운 감염자의 그래프 곡선이 기울자 소극적인 낙관론이 일었다. 그러나 곧 분명해졌다. 발발은 끝나지 않았다는 게.
한국은 (국민들의) 자발성을 믿고 있다
이번주 중순 서울에 터진 새로운 감염은 현재 전국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한 콜센터에서 백 명 이상이 감염되었다. 정부는 다시 대응책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 시장은 가라오케 바, PC방, 클럽들에게 문을 닫아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이런 굳건한 의료 체계조차도 한계에 도달할 수 있음이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의료진은 기진맥진해질 때까지 일하고 있는데, 초반의 몇 주는 특히 힘들었다고 한다. 최상웅 의사는 “(초반엔)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와 그 통제 방법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대구 계명 대학교 병원에선 간호사 2명이 쓰려졌다. 동료들의 투입이 필요하다고 최씨는 전화로 알렸다. 이제 상황은 안정되었다.
저지선을 쳐 격리했던 우한과 달리 대구는 자발적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민들을 믿고 있다. 한국인들은 전세계의 시민적 자유를 시험하는 이 바이러스에게 민주주의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투명성, 공동체 의식, 그리고 뛰어난 의료 기술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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