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풍치를 심하게 앓았다. 나중에는 가는 치과마다 어금니를 뽑을 것을 권했다.
임플란트가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였다.
계속되는 치통 속에서도 나의 이빨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하루에 진통제를 여섯 번을 먹었던 날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빨을 포기하지 못했다.
아프니 별짓을 다했다. 프로폴리스가 좋다고 해서 잇몸에 뿌리고, 구강청결제로 가글을 하고, 치간칫솔을 사용하고, 워터픽이라는 구강세정기도 구입했다. MSM(식이유황)으로 잇몸 마사지를 하면 치통이 줄고 염증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것도 했다.
그러다가 '오랄 바이오틱스'라는 구강 유산균을 발견했다. 잇몸의 염증과 풍치는 입안의 유산균 균형이 무너져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유산균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놀랍게도, 이 유산균 알약을 입술과 잇몸 사이에 물고 잠을 자니, 다음날에 치통이 현저하게 사라졌다. 잇몸이 내려앉는 퇴축현상이 멈추었다. 심지어 입에서 심해지던 구취도 점점 사라지는 효과가 있었다.
요즘은 지속적으로 이 유산균을 쓰고 있다. 가끔 잇몸에 피가 비치거나, 치통이 약하게 오면 바로 입에 한 알 물고 잠자리에 든다. 물론 이빨을 예전보다 깨끗하게 신경 써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많이 아퍼 보니, 비로소 아프지 않은 이의 소중함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이 해답이 모든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병증은 다양하고, 약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약을 함부로 권하는 것은 삼가할 일이다.
다만, 이 약이 내게 온 과정이 좀 특이하다. 사실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너무너무 이가 아프던 어느 날, 나는 거울을 보고 그런 기도를 시작했다. 욱신거리는 턱을 부여잡고, 불쌍한 눈빛으로 나는 혼자말처럼 기도했다.
"하나님, 내 이빨 지켜 주세요. 뽑지 않게 해주세요. 나는 하나님께서 모든 의사 중의 의사시라고 믿습니다. 나 좀 고쳐 주세요."
그 기도는 제법 간절했다. 그리고 그 기도가 거울에 비추었을 때, 나는 내 자신의 기도에 설득되었다. 이것은 기도할 일이라고.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실 것이라고.
아무도 내게 '오랄 바이오틱스'를 권하지 않았다. 입에 쓰는 유산균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전에는 전혀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어느 밤에 우연히 '아이허브'에서 그것이 내 눈에 보였다. 제법 비싼 가격에도 나는 그것을 구입했고, 이후로는 계속 사용하고 있다.
나는 내 기도의 응답이 이런 식으로 내게 임했다고 생각한다.
간절한 기도와 그에 이어지는 행동 사이에,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주셨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비법은 단순히 치통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내게 은혜가 되었다.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로 나의 마음을 채우게 했다.
하나님의 응답은 허공의 소리가 아니다. 그 어떤 신비로만 아찔하게 임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은 내 삶의 현실에 늘 함께 하신다. 나는 그분을 느끼며, 그분의 음성을 듣고, 그분으로 인하여 은혜를 입는다. 그분은 나를 수도 없이 고쳐 주셨고, 나뿐 아니라 내가 위하여 기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고쳐 주셨다.
사람들은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너무도 또렷하게 보인다. 그분의 손길이, 그분의 일하심이, 그분의 능력이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으셨고, 내 이빨을 지켜 주셨다. 물론 영원한 것은 아니다. 나이를 더 먹고, 노쇠하면 언젠가는 내 이빨이 부셔지고 나를 떠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더 이상 이빨이 하나도 남지 않은 날에도, 내게는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계실 것이고 그분으로 인하여 나는 감사와 찬양을 드릴 것이다.
사실, 기도의 응답은 별게 아니다.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구원을 받겠는가? 소원이 이루어지면, 또 다른 소원이 생길 뿐이다. 결국 진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이다. 그분의 함께 하심이다. 임마누엘이다. 그래서 나는 풍치에서 해방된 사실보다, 나를 고치신 하나님의 임재가 더 중요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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