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2 목양칼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Spring is not like spring)은 계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꽃이 피고 날이 따뜻해도 마음이 괴로우면 봄이 봄일 수 없습니다.
2014년의 4월이 그랬습니다. 봄이 오고 벚꽃이 흐드러졌지만, 우리는 세월호가 가라앉은 차디찬 바다에 빠져 모두 함께 허우적거렸습니다. 통곡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꽃이 예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봄도 뭔가 좀 이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봄을 즐기러 공원에 꽃구경을 나오는데,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19가 두려워 방안만을 서성거립니다.
유럽에서는 엄청난 환자들과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국가적 총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괜찮답니다. 오히려 올림픽을 열어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고 바이러스에게 승리하자고 외칩니다. 무수한 노인들을 가진 나라, 그래서 어쩌면 세계에서 제일 바이러스에게 취약한 나라가 일본일텐데, 일본은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봄을 맞은 사람들과 봄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의 혼탕과 같은 현실도 이상하지만, 이렇게 이상한 현실에서조차 아무도 시끄럽지 않은 것이 더욱 이상합니다.
그리고 정말 두려운 것은, 그 사회적 침묵 속에서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벚꽃이 떨어지듯,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을 생각하니 저는 요즘 밤잠이 오지 않을 지경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이 나라를, 일본을 불쌍히 여겨 주시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같이 마음을 다해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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