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말로드 윌리엄 터너 作 <노예선-부재:죽은 자와 죽어가는 자를 배 위에서 던지는 노예주들-태풍은 다가오고> 1840
거친 바다가 핏빛으로 물들어 있고, 여기저기에서는 사람들의 몸이 보입니다.
그 몸은 쇠사슬에 묶여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노예입니다. 그 노예의 몸을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먹고 있습니다.
시체들을 버린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간에 물 위로 돌출된 손은, 죽은 자의 손이 아니라 구원을 갈망하는 손입니다. 죽지 않은 노예들도 바다에 던져진 것입니다.
이 그림은 실제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1781년 9월, 노예선이었던 ZONG은 아프리카에서 노예 400명을 싣고 자메이카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오랜 항해 끝에 11월에 드디어 자메이카의 연안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배 안에는 질병이 돌면서 이미 50명이 넘는 노예가 죽었습니다. 이런 일은 당시에 흔했습니다. 400명을 사슬로 묶어 햇볕도 들지 않는 배 밑에 가두고, 용변도 따로 허락하지 않았으니 그 안에서 병이 생기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선장은 고민에 빠집니다. 왜냐하면 보험금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실종된 노예에 대하여는 보험금 지급이 가능했지만, 질병으로 죽은 노예는 선장과 투자자들이 감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선장은 생존한 350명 중에서 질병에 걸린 130명을 분류하여 이틀에 걸쳐 바다에 버렸습니다. 보험금을 받아내기 위한 수작이었습니다.
그러나 보험회사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산 노예를 바다에 버렸다고 소송을 걸었고, 결국 재판에서 이 모든 사실이 밝혀져서 보험회사가 승소했습니다. 결국 보험금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노예는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했기 때문에, 130명의 환자를 바다에 던진 선장이라도 처벌을 받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화가 윌리암 터너는, 몇 십년이 지난 후에 그렇게 참혹한 세상을 이 그림으로 고발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노예선의 바다는, 석양보다 더 붉은 바다입니다...
* 돈에 미치면 약도 없습니다.
* 나쁜 짓은 당장은 벌을 받지 않아도 누군가 그것을 영원히 기념하게 됩니다.
* 보험회사는 예나 지금이나 순순히 돈을 주지 않습니다.
* 폭풍보다 무서운 것은 욕심의 파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