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20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
2008-07-20
마음을 기울이고 살다보면, 생활의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그분의 음성을 듣게 된다. 빨간 신호등 앞에 멈춰 서 있을 때, 길가에 피어난 들꽃을 볼 때, 쓰레기통을 뒤지는 까마귀를 만났을 때, 아이가 말썽을 피울 때, 키우던 화분이 죽어갈 때... 그 모든 배경의 휘장을 걷어내면 무대의 연출자처럼 그분이 계신다.
지난봄에 어머니와 함께 히까리 공원에 갔다가 넝쿨 식물을 두 개 샀다. 처음에는 강대상 앞에 두었는데, 점점 줄기가 내려와 제법 흐드러지더니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하는 넝쿨 식물의 특성상 밖에다 두고 키워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교회 입구에 철사를 달아 매달았다.
처음에는 충분한 햇볕과 매일 물을 주는 정성으로 푸르러갔다. 그런데 여름이 깊어지며 한 주간 사이에 병들고 말았다. 작열하는 태양을 직접 쏘이고는 견디지 못해서 잎이 타들어간 것이다. 윗부분의 잎들이 말라갈 때에 그것을 발견했지만, 다른 자리로 옮기는 것이 번거로워서 그냥 방치했다. 길가에 자라는 식물도 많은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이놈도 적응하고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고작 일주일 사이에 화분 하나가 거의 죽었다. 나는 그제서야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길가에 식물이야 그분이 키우시는 것이지만, 지금 이 화분은 내게 맡겨진 것이고, 그래서 나와 이 화분들이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 되었다.
어쩌면 화분의 잎사귀들을 흉측하게 타들어가게 한 것은 작열하는 태양이 아니라, 나의 안일함과 무관심일지도 모른다. 고통 받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그것을 무시했을 때, 화분은 죽기를 작정했을지도 모른다...
조용히 기도하는 동안, 주님이 내게 화분 돌보는 법을 가르치셨다. 에덴동산의 관리자로 임명되었던 아담처럼, 주님은 내게 생명을 돌보고 관리하는 것의 보람과 기쁨을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하나씩 깨달음을 따라 걷다보니, 그것이 단순히 화분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목회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햇볕이라도 너무 과도하면 죽인다.”
“튼튼할 때에는 며칠 물을 주지 않아도 괜찮지만 약해졌을 때에는 하루 사이에도 잎이 시들고 뿌리가 병들 수 있다.”
“벌레를 조심해라. 특별히 관심을 멈추지 말아라.”
“매사에 생명을 살리는 것의 바탕은 사랑이다. 자식을 키우듯이 생각해라.”
내 화분에는 그분의 소중한 나무들이 심겨져 있다. 그들에게 때를 따라 바람을 쏘이고, 물을 주고, 햇볕의 양을 조절하여 적당하게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그래서 언젠가 그분의 정원이 풍성한 열매와 향긋한 꽃들로 충만할 수 있도록 나는 마음을 기울여 성실해야 한다.
때때로 잎이 시들거나 잘 자라지 않아 근심이 될 때도 있다. 내 마음 속에 몇몇의 얼굴이 떠올랐다. 주님은 모르는척 다시 말씀하셨다.
“간혹 기대처럼 되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생명은 강하다. 믿고 기다려 주어라. 정성과 사랑을 계속 쏟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활기 있게 될 것이다.”
주님은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고 하셨다. 그 말씀은 고리처럼 내게 울려왔다. 나를 믿는다면 그들을 믿어라. 그리고 너 자신도 믿어라...
하나님의 음성이 듣고 싶다면 기도의 자리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분은 만물에 충만하시다. 하지만 내가 들었던 그분의 음성은 항상 기도의 자리에서 해석되고 이해되었다. 기도 없이는 들어도 깨닫지 못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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