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8 봄의 목전에서
2009-02-08 목양칼럼 : 봄의 목전(目前)에서
재미있는 속담이 있다. 서당개가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단다. 물론 반대의 속담으로는 소 귀에 경읽기라는 말도 있다. 이 속담들을 통해 개가 소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바보이다. 둘 다 짐승의 이름을 빌려왔지만, 미련한 사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미련함이 종국에는 다른 결과로 갈라섰다. 한 편은 삼년을 견디더니 풍월을 읊는 수준이 되었고, 다른 한 편은 여전히 경(經)을 들어도 반응이 없는 것이다. 전자는 희망의 경우이고, 후자는 절망의 경우이다.
목회를 하면 양편을 다 겪는다. 사람이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이 참 의미심장한데, 변하기 어렵다는 뜻도 담고 있지만,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회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비록 소 귀에 경 읽는 것처럼 답답하기만 하지만, 언젠가는 그 소가 개가 되어서 공자님 말씀을 읊어대는 기이한 날을 보기 위하여 목회자는 참고 또 참으며,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것이다.
(비유가 좀 이상한가? 그래도 의미는 비슷하다...)
개는 인간보다 40배의 후각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인간은 전혀 맡을 수 없는 냄새를 개는 예민하게 구별할 수 있다. 최근에 연구진들은 이러한 개의 후각을 이용하여, 방광암이나 폐암, 유방암 등의 진단을 시도했는데, 암에 걸린 환자가 내뿜는 특별한 냄새를 찾아내도록 훈련한 것이다. 그 결과 폐암과 유방암의 진단에 있어서는 거의 90%의 성공율을 보였다고 한다.
목사에게도 특별한 후각이 있다. 그것은 영적인 것이다. 비록 지금의 현실이 춥고 힘들지만, 한낮의 한 줌 햇볕에 봄을 예감하고 노란 꽃을 피어대는 개나리처럼, 목사는 요즘의 동경드림교회를 보면서 봄을 예감하고 마음이 들뜨고 있다.
세월을 거스릴 수 없는 것처럼, 변화도 그러하다. 씨앗이 싹이 트기까지야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여지지만, 일단 싹이 터지고나면 나날이 줄기가 자라고 새잎이 달리기 마련이다. 그 때에는 기본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우리가 준비한 그릇들을 시험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 기회이다.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매일이 오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오늘은 한 번 뿐이고, 내일은 내일의 몫이 있는 것이 인생이다. 신앙도 그러해서 오늘 해야만 할 것을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땅을 치는 후회가 남는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은혜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 같이 늙어가며 우리가 함께 뿌렸던 씨앗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거목(巨木)이 되고, 풍성한 열매의 산실이 되는 것을 바라보며 일생의 보람을 교회 안에서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럴러면 이제는 변해야 한다. 더이상은 별로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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