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차>
꽃이 묻는다
옅게 다시 피어나는
나의 두 번째 탄생이
보기 좋으냐고
나는 답한다
약간 수척하지만
향은 처음보다
오히려 더한 것 같다고
꽃을 입에 물고
차를 삼키면
내 입에서도 향기가 나올까
내 똥에서도 향기가 나올까
살아가는 동안
입으로 지은 죄가
하도 무거워
역겨운 냄새를 지고 살더니
꽃은 입에 부서져
죄 짓지 말고 살아라
타이른다,
혓등을 토닥거린다
꽃이 말한다
세 번째 태어나도
네 입에 다시 필테니
포기하지 말아라,
부디 향기를 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