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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4 목양칼럼


기도의 좌편에는 이성이 있고 우편에는 신비가 있다.

양편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비로소 기도가 하나님을 구하는 시간이 된다. 

이성은 교만을 부르고 신비는 감정을 자극한다.

우리가 그 양편의 유혹을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깨닫게 된 사실이, 성령의 인도하심이 없다면 모든 기도는 이방인의 기도로 추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제대로 기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기도 속에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충만한 은혜인 것이다. 설사 나의 기도가 응답되든지, 아니든지 간에 말이다.

내가 아무리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이고, 열심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올바른 기도를 보장하지 못한다. 아니, 인간의 열심이 개입되면 될수록 오히려 더욱 삐뚤어질 가능성이 증가한다. 


누군가는 기도를 신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정의하겠지만, 나는 이런 관점에 대하여 반대한다. 결코 그렇지 않다. 기도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와 주시는 은혜이다. 이 은혜가 없을 때에, 우리가 기도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방법과 시간은 종교적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수님은 그런 기도들에 대하여 '이방인들의 구함(the Gentiles seek)'이라고 명명하신 적이 있다.


(마 6:32)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기도의 오솔길은 무수한 방해와 함정들의 곁을 지난다. 당연하다. 우리는 대체로 보물을 얻기 위해 그런 위험한 길을 감수하지 않던가! 그 길 끝에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용기를 내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그렇지만 용기를 가진다고 길이 저절로 편안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확실한 지도를 필요로 한다. 덧붙여 우리가 오독(誤讀)할 경우를 위해 좋은 안내자가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이 모든 것을 다 허락하셨다. ‘성경’이라는 지도와 ‘성령’이라는 안내자를 통해 우리는 위험한 길을 안심하고 지날 수 있다. 하지만 말이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도움을 확실하게 붙들어야만 가능하다. 지도보다 나의 감(感)을 더 믿던지, 아니면 안내자의 지시를 무시할 때 우리는 언제라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기도하기 위하여 기도하라. 맹목적으로 기도의 시간만을 늘리고, 무수한 욕망을 구하는 것으로 기회를 낭비하지 말라. 잘난 척도 말고, 신비한 경험을 쌓으려 하지도 말라. 그런 위험 속을 차분하게 걸어가라. 한 손에 성경의 등불을 들고, 한 손은 안내자 되시는 성령님을 붙잡고 앞으로 가라. 그래서 하나님을 만나라. 그것이 진짜 기도이다... 부디, 그분의 임재를 경험한 후에,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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