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11 건강한 사람이라면
2007-11-11
어린 시절 학교 가는 길에는 항상 노점상이 있었습니다. 문방구나 가게보다 훨씬 싸고 푸짐한 노점상의 먹을거리들은 조그만 주먹에 동전을 만지작거리게 만들며 뿌리치기 힘든 유혹의 갈등을 주곤 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때로는 그 시절에 먹었던 그 ‘불량식품’들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달고나, 뽑기, 쫀득이, 쭉쭉이, 본드 같은 튜브에 들어서 빨대 끝에 묻혀 풍선을 불다가는 질겅거려 씹던 이상한 껌? 등... 그 시절에는 누구나 먹었던 아이들의 이상한 음식이 있었습니다.
엄마들은 ‘불량식품’을 경계하기 위하여 아이들을 타일렀고, 선생님들은 종례시간에 노점상 앞에 멈추지 말고 곧장 집으로 가라고 훈시했지만, 그래도 항상 아이들은 그 노점상 앞에 북적거렸고, 그 푸짐한 유혹은 끝내 유년의 기쁜 추억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참 희한한 일입니다. 그건 분명히 건강에 해가 될 만한 음식들이었는데도, 그것을 먹었던 내가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 다시 그 이상한 먹거리들을 추억하게 된다는 것은 말입니다.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우리의 몸이 얼마나 독소를 잘 해독하고 소화의 기능이 뛰어난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
곰곰이 더 생각해보면, 건강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병균과 독소가 몸에 해롭다고 하여서 무균실에 들어가 산소만 마시면서 사는 것이 결코 건강한 삶이 아닌 것처럼 때로는 세상의 풍파와 세속에 처해 있으나 그것을 적절히 소화하고 이겨내며 살아가는 것 말입니다.
어른들이 말씀하시기를 젊은 청년을 보고 ‘돌도 씹어 삼킬 나이’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그런 말을 듣던 시절에는 솔직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좋은 음식 다 놔두고 돌이 뭐야! 그럼 나더러 돌밥이나 먹으라는 뜻인가?’라는 반항적인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면, 그것은 젊음의 건강함이 흠뻑 묻어나는 담백한 표현이 아니었나 합니다. 돌도 씹어 삼킬 나이이니, 조금 억울한 일이 있어도, 섭섭한 감정이 들어도, 힘들어도 능히 이겨낼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긍정적 암시가 어른들의 말씀에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앙이 좋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좋은 설교 듣고, 맘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항상 위로와 감동 속에서 사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신앙생활만을 동경하면 평생 만족함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좋은 신앙이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신앙이 아닌가 합니다. 때로는 내게 해로운 것까지도 은혜 가운데 좋게 해석하고 유익하게 소화해서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신앙이 좋은 신앙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은 누구나에게 건강의 비결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정해진 시간만큼 삽니다. 그리고 그 삶의 시간 동안, 불안과 걱정, 두려움으로 살 것인지, 감사와 기쁨으로 살 것인지는 우리 자신이 스스로 결정합니다. 참된 신앙은 물론 어떤 경우에도 후자를 택할 것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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