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02 겨울 햇볕 같은 은혜
2007-12-02
겨울이 될수록 햇볕이 따스합니다.
볕 아래서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치 하늘의 품에 안긴 것처럼 푸근함이 온 몸에 느껴집니다. 얇은 눈꺼풀 너머로 밝은 태양이 온기를 쏘아대고, 그래서 감은 눈 안에서도 태양이 보입니다.
벌써 12월에 들어섰습니다. 언제 그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옛날 수첩을 꺼내 보니, 제가 일본에 온 것이 12월16일(금)이더군요. 그리고 18일에 제자촌교회의 담임목사로 첫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벌써 2년의 세월이 훌쩍 흘러간 것입니다.
참 매서웠던 겨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해에는 동경에 눈도 제법 왔고, 그래서 길도 꽁꽁 얼어 며칠간 녹지 않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버거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목사로서의 책임이 무거웠습니다. 낙심하고 지친 지체들을 위하여 목사로서 긍정적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작 나 자신은 많이 불안하고 막연했던 것 같습니다. 내색할 수도 없는 혼자만의 고민이 많았고, 처음에 가졌던 자신감은 점점 고갈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막연하고 의지할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 하나님께 매달리고 절실하게 기도했던 세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때마다 합당한 은혜를 주셨고, 그 은혜로 인해 정말 절실하게 기뻐하고 하나님을 느끼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형통한 날을 통해서도 은혜를 받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한 날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만납니다. 한 모금의 햇볕처럼 추운 우리의 품에 주시는 빛나는 은혜로 인하여 우리는 막연했던 하나님을 보다 가까이 느끼고 이해하게 되곤 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자리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목사로 부름 받아 목양에 뜻을 두어 여러분을 이해하려고 나름 노력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부족하고 알지 못하는 무지와 무능력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내가 만난 하나님을 인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삶의 정황이 어떠하든 간에 하나님께서는 신실하시며 우리를 사랑하시고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은혜가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결코 그 은혜가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동경드림교회를 사랑하십니다. 그것은 이 건물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 하나하나를 사랑하신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의 걸음마다 주님께서 섬세한 손길로 인도하시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그 느낌이나 감정과 상관없이 이것은 사실입니다.
믿고 감사합시다. 교회도 좋은 길이 열리고, 여러분의 삶도 그러할 것입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2007년도를 정리하고 2008년을 기다리도록 합시다. 물론 기도 속에서 말입니다. ^^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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