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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7


사람은 보려고 하는 것만을 보고, 들으려고 하는 것만을 듣는다고 합니다.

귀는 덮개가 없어서 모든 소리가 드나들고, 눈은 앞에 있는 모든 가시광선을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실상은 본인의 마음이 주의를 기울이고, 정말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것만을 마음에 각성한다는 것입니다.

청소년기를 보내며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부모의 ‘잔소리’입니다. 그러나 사실 나이가 먹어 되돌아보면, 그것은 잔소리가 아니라 나를 위한 애정의 ‘말씀’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 시절에는 그 말씀에 마음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소리’로, 그것도 쓸모없는 ‘잔소리’로만 들렸던 것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열려야 보이고 들립니다.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비로소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하시려고 하는 푸른 초장과 맑은 시냇물가가 어렴풋이라도 보이는 것입니다. 반대로 닫힌 마음은 오히려 그 사랑에 반항하게 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저항하게 만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은혜에 항거하고 사랑에 저항하는 사람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입니다. 사랑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의 틀에 갇혀서 관심을 간섭으로 여기고, 교훈을 잔소리로 이해하는 것은 자기의 발전을 방해할 뿐 아니라 서로간의 깊은 교제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참 외로운 땅입니다. 그 외로운 땅에 오래 살다보니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혼자 지내기에 이미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이 그리워 교회에 나왔으면서도 사람의 냄새를 견디지 못하는 외톨이들을 봅니다.

강아지야 나 필요할 때에만 끌어안고 쓰다듬어줘도 꼬리를 흔들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야 어찌 그렇겠습니까? 내 말을 들어주기 바란다면, 나도 그의 말을 들어줄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애정에서 나오는 간섭과 누군가를 가까이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서로 사귈 수 있지 않겠습니까?

프라이버시를 서로 지켜야 하지만, 그 모호한 선을 애매하게 넘나드는 긴장이 사람의 관계에는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기분 나빠도 참고 싫은 감정을 지혜롭게 내색하되 포기하지 않는 성실함을 통해 사람은 서로 이해하고 적절한 관계를 만들어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관계 안에서 비로소 혼자서는 절대로 누릴 수 없었던 평안과 행복, 감동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선한 뜻이 ‘공동체’ 안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좋은 신앙이란 좋은 공동체를 향한 헌신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포기하고 혼자서만 잘하는 신자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이들은 심지어 목회자의 조언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니, 항상 모든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불안할 뿐입니다.        

신자는 듣는 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잘 들어야 하고, 또한 사람의 말도 잘 들어야 합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그 의도와 본심을 파악하고 분별하여 듣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들리는 귀를 가질 수 있고, 보이는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귀를 닫지 마십시오. 사람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누구나 사람을 수용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잘 참고 인내하며 노력하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열매를 거두고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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