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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1 때가 이르다

 

며칠이나 비가 오는 날씨가 계속되면 집안에 빨래가 쌓인다. 우리 집에 수건이 꽤 많다. 한 상자가 좀 넘는데 숫자는 정확하게 세어보지 않았지만 한 30~40장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3일만 비가 오면 그 수건이 모두 세탁기에 들어가 있다. 별 의식이 없이 하루에도 서너 장이 넘는 수건을 사람마다 사용하는데, 식구가 네 명이니 3~4일이면 그 많은 수건이 모두 물기를 머금고 세탁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빨래가 어찌 수건만 있겠는가? 속옷, 양말, 셔츠에 기타 등등까지 줄줄이 밀려드는 빨래가 마침내 포화상태에 이르면 할 수 없어 세탁기를 일단 돌리기는 돌린다. 하지만 이제 그 많은 빨래를 집안에서 어떻게 말려야 할지 대책이 막막하다.

개인적으로는 눈에 거슬리게 어지러져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비가 계속되는 날이면 다른 선택의 도리가 없다. 벽마다, 공간마다 빨래를 널어두고 어떻게든 말려 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침에 날이 갠다. 찬란한 햇살이 베란다에 들어서면, 그날은 집안에서 아직도 축축한 빨래들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상쾌한 바람이 간간이 분다. 하루 종일을 집안에서 씨름해도 충분히 마르지 않던 빨래들이 고작 2~3시간 사이에 바싹 마르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볕이 좋은 날에는 세탁기를 두 번, 세 번 돌려도 충분하다. 심지어 밤에 널어둔 빨래라도 아침이면 이미 개운하게 준비되어 식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억지로 되지 않는다. 솔로몬은 만사에 때가 있다고 했다. (전 3:1~8)

사람이 하나님의 때를 분별하지 않고 노력만 하는 것은 미련한 일이다. 그것은 비오는 날에 모든 빨래를 집안에 널어두는 일과 같다. 물론 그렇게라도 해야만 하는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능률은 없다. 결과도 신통치 못하고, 과정도 힘겹기만 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 과정이 흥겹고, 결과가 보람되다. 억지를 부리지 않아도 저절로 모든 것이 절묘하게 되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역사가 느껴지고, 사람들은 일의 과정을 통해 믿음이 자란다.

목회도 때를 기다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하나님이 아니라고 하시는데 사람이 무엇을 어쩔 수 있다는 말인가? 물론 기획을 하고, 행사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이 때를 대신할 수는 없다.

2009년도에는 동경드림교회에서 하나님의 때가 무르익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뿌리는 때였다면, 이제는 거두는 때가 된 것이다.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빛을 발해야 하겠다. 그렇기에 더욱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주님의 인도하심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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