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1 일본 게임산업의 교훈
2009-10-11 목양칼럼 :: 일본 게임산업의 교훈
게임 업계에서 닌텐도(Nintendo)의 약진은 놀랍기만 하다. 거대기업 소니(Sony)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날을 겨누는 상황에서 오히려 단일 기업인 닌텐도가 존재감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더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더 부러운 상황은 소니와 닌텐도가 모두 일본의 기업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의 게임산업은 독보적이며 든든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귀무자, 록맨, 바이오 하자드로 유명한 게임 개발자 이나후네 케이지가 이번 동경의 게임쇼에서 연설을 했다. 그런데 그 중에 아주 자극적인 내용이 알려졌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의 게임산업은 이제 끝났다!”
사실 이번 동경게임쇼에 나온 일본의 게임들은 많이 실망스러웠다고 한다. 그 비참한 상황에 대한 개발자로서의 탄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기업의 선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일본 게임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역시나 구조적인 문제가 따르고 있다.
요약하자면 갈라파고스 신드롬 때문이다. 세상과 단절되어 진화마저 비껴갔다는 갈라파고스 섬처럼 일본의 게임시장이 세계와 동떨어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 세계에서 히트하는 게임도 유독 일본에만 오면 참패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그토록 열광하는 스타크래프트는 물론, 디아블로, 헤일로, GTA 등의 게임들이 모두 일본에서는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반대로 일본은 일본다운 게임들만이 반응을 얻고 있다.
이것이 당장에는 일본의 게임업체에게 달콤했다. 자기 파이를 다른 나라의 업체들에게 빼앗길 염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달콤함은 곧 독으로 변했다. 일본이 아무리 게임 매니아가 많은 거대 시장이라 하더라도 그 파이는 크기가 정해져 있다. 때문에 일본의 게임산업이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공략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식의 게임은 반대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호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일본의 게임업체는 살아남기 위해서 더 일본적인 게임을 만들어 경쟁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점점 더 세계의 변화를 좇아가지 못하는 양상이 벌어지면서, 이나후네 케이지 같은 개발자의 탄식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저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일찍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을 산업으로 육성했던 일본이다. 그래서 항상 그 분야의 정상을 주도하던 일본이기에 앞으로도 어떤 변화를 통해 살아남을지 우리는 다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몇 가지는 교훈으로 새길 만 하다. 당장의 편하고 좋은 길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달콤함은 이를 썩게 한다. 음식을 입에 맞추면 건강에는 해롭기 쉽다. 그것은 신앙과 인생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또한 소통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들끼리만의 천국은 결국 몰락을 부른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도 그런 교회를 기뻐하시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인생도, 교회도 열린 마음을 품어야 한다. 소통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교회와 신앙인다움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어떻게 옷을 갈아입고, 세상을 품을 것인가의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거나 답습하는 것으로는 이 시대의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 그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변화는 언제나 저항을 부른다. 보장된 파이를 거절하고 새로운 개척에 나선다는 것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런 개척자가 있기에 미래가 열리고 역사가 전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기독교가 처한 상황이 또한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가? 이 점에 있어 우리에겐 깊은 고민과 기도가 필요하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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