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7 내가 센다이로 가는 이유
2011-04-27 목양칼럼
바람이 분다. 거센 바람이 건물마저 흔들고 있다. 그래서 바람도 지진처럼 느껴진다. 햇살과 바람이 번갈아 불어댄다. 종잡을 수 없는 날이다...
나는 내일 아침에 센다이로 간다. 400명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구호물품을 들고 가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물건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일본에 올 때도 그랬다. 내가 불쌍히 여겼던 것은, 재정적인 상황이나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목회자가 없는 것이었다. 문제가 없는 세상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따뜻한 사람 하나 있어서 그 마음에서 위로를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문제라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은 귀한 것이다. 그래서 진정으로 사랑하고 희생하는 마음은 값지고 소중하다. 나는 일본에 그런 마음이 없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직접 오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마음이 마음으로 전달되는 것이 부족했다. 이번의 지진을 겪으면서 그것을 알게 되었다. 뼈 아팠고, 지금도 많이 아프다.
상황은 잘 보면서 마음은 보지 못하는 안목이 안타깝다. 지난 5년의 세월을 겪고서도 아직도 나를 알지 못하는 오해들이 슬프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지금의 상황과 나를 향하는 모호한 시선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차겁고 냉정한 그 말들이 아프다.
센다이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참혹한 현실을 볼 것이다. 그리고 돌아오면 아주 오랜 시간 계속해서 기도할 것이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사용하신다면, 분명히 내 기도를 통해 무언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것은 물질의 차원이 아니라 믿음의 차원이다. 결국 나는 이 재난으로부터 타인(他人)이 되지 않기 위해서 센다이로 가는 것이다.
동경드림교회는 어떻게 될까? 그런 걱정은 하지도 않는다. 하나님이 손해 보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 내가 걱정인 것은 끝까지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다. 나를 포함하여 누구라도, 하나님이 주시는 시련을 견디지 못하면 믿음의 상은 없다.
어떻게 이게 하나님이 주시는 시련인 줄 아냐고? 그럼 누가 어떻게 감히 날마다 땅을 흔들리게 할 수 있을까? 현실은 돈 문제인 것 같지만, 원인은 보다 깊은 차원이다. 돈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차원이다. 이것도 분별하지 못한다면 그는 이미 장님이 아닐까?
지금이야말로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말씀에 귀 기울이고 기도해야 하는 시간이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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