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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5 목양칼럼


 

그래도 새벽 2시가 넘어서면서 조금 주변이 조용해졌다. 

늘상 차가 다니는 소리로 시끄러운 예배당에 잠시의 정적이 흐른다. 

신호등의 위력인가? 얼마의 여백 후에 다시 차가 아스팔트 위를 내달리는 소음과 엔진의 으르렁거림이 들려온다.

사람들은 이 새벽에도 멈추지 않고 어디를 향해 저렇게 달리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새 구두를 맞추러 왔다고 톨스토이는 말했다. 연인들은 목숨을 걸고 사랑을 맹세하지만, 결국 아주 사소한 문제로 이별을 한다. 자식이 철이 들면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남편이 고생을 벗어나면 아내가 병이 든다. 

모르겠다. 이 모든 것이 왜 그러해야 하는지? 

조금만 일찍 철이 들고, 조금만 더 참으면서 사랑하고, 조금만 더 건강해주면 안 되는 것인가? 

조금만 더 푸르고 싱싱한 시절에 죽음을 생각하고 보다 신중하며 너그럽게 살면 안 되는 것일까?

인간이란 얼마나 엉터리 같은 존재인가? 깊이 생각하며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는 번번이 무지와 감정으로 눈을 감는다. 그래서 나부터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다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

푸른 5월이다. 첫 주에는 아이들을 생각하고, 둘째 주에는 어버이를 생각하고, 오늘은 마음의 스승을 생각하는 주일이다. 그리고 히브리서는 말했다. (3장1절)


“그러므로 함께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거룩한 형제들아 우리가 믿는 도리의 사도이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


결국에는 한 가지 말을 하고 싶다. 우리를 사랑해 주고, 우리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 주는 사람들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자고. 

사람이란 아무리 배부른 환경에 놓여도 함께 웃어주고 손잡아 줄 사람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 

결국 우리의 행복은 시작이야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되어야 하겠지만, 마지막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웃음과 행복에서 채워지는 법이다.

이것을 미처 알지 못한다면 그는 평생 제대로 행복할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예수님이 없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상상은 잠시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다. 아마도 그런 인생이 있다면, 그 자체가 바로 내 스스로 만들어내는 지옥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어머니가 계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내 스승과 친구가 되어 주시는 예수님이 계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 나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가치를 가진다면, 그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이 풍성한 관계에서 나오는 향기라고 고백하고 싶다. 이 모든 소중한 ‘사랑’ 없이는, 나는 그야말로 껍데기에 불과하다. 아멘!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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