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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終点)

목회/목양칼럼 / 2020. 3. 14. 00:58

 

2019-12-29 목양칼럼

 

"히까리가오까, 히까리가오까… 슈텐데스!"

금년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벌써 한 해가 간다는 말은 굳이 다시 하지 않겠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세월이 빨라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정량의 시간이 빨리 지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무디고 허술하게 산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조금은 반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요즘 제가 정신이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병환 소식에 놀라기도 많이 놀랐고, 엄청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종점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무척 당황하게 했습니다.

금년에 저는 오십살이 되었습니다.
스무살에 사역자의 길에 들어섰으니, 어언 나의 사역도 30년을 채운 셈입니다.
처음에는 '
목사'라는 이름이 낯설고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지극히 당연하게 나를 '목사'로 여기는 나를 봅니다.
제가 얼마나 더 '목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알지 못하지만, 그 나머지의 여백에 앞으로 무엇을 채울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머니를 통해 저에게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시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삶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분명히 점점 가속도가 붙는 일입니다.
작년보다 올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빨리 지나갈 것입니다.
하던 대로 살고, 익숙한 자기 방식에 길들여지면 인생은 물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 나갈 것입니다.

우리 삶이 종점에 이르기 전에... 할 일도 꼭 하고, 보고 싶은 것도 많이 보고… 결국에는 모든 것이 지나가는 과정이지만, 되도록 유익하게, 후회없이 살았으면 합니다.

금년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내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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