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진은 어떻게 태어날까?
좋은 사진기가 있어야 하고, 사진 찍는 기술도 있어야 한다. 사실 익숙한 사진기는 몸의 일부처럼 작동한다. 운전에 익숙한 사람이 거의 본능적으로 운전을 하는 것처럼, 사진기 역시 그것을 담고 싶은 사람의 의도대로 작동된다.
하지만 말이다. 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배운 다음에도 좋은 사진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배워야 할 것은 기다림이다.
순간을 담아내는 작업이다보니 그 '순간'의 포착이 결코 쉽지 않다. 그 순간을 사진기를 들고 만나야 하고, 또한 포착하는 것에 실수가 없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사진이 얻어진다. 그래서 사진은 운명이고 예술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숲에 들어가 자연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 중에 인격적으로 파렴치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와 새끼들에게 먹이는 사진을 얻으려면, 둥지를 확인하고 서너 시간을 대기해야 한다. 그러고도 실패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 사진을 쉽게 얻기 위해 손을 댄다. 둥지를 높은 가지에서 사진 찍기 좋은 가지로 옮기기도 하고, 심지어는 어린 새끼를 둥지 밖으로 끌어내어 어미의 모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안타까워하는 장면을 사진에 담아 자신의 작품으로 발표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야 한 장의 사진을 얻고 안 얻고의 문제지만, 둥지에서 끌려나온 새끼는 땅에 떨어져 죽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새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다. 부자 되려고 제비 다리 부러뜨리는 현대판 놀부가 아닐 수 없다.
장난으로 던진 돌팔매에 개구리가 죽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의 돌팔매는 미숙함에 대한 이해로 가려줄 수나 있다. 이 어른의 몰인정과 이기심은 '욕망'이라는 정죄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이들은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거짓과 탐욕을 찍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진에서는 그 사람의 자화상이 나타난다. 슬픈 일이다...
인생은 타이밍으로 가득 차 있다.
노력도 해야 한다. 좋은 사진기를 사고,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을 익히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인생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일의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에디슨은 그 노력을 장려하기 위해 99%의 노력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상 사람의 노력이 가지는 의미는 1%일지도 모른다.
나머지는 만나는 은혜이다. 그 타이밍에 내가 거기 있고, 내게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준비되어 있고, 내가 그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그것은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운명을 '섭리'라고 부른다.
섭리라는 말은, 내가 만난 환경뿐 아니라 나를 하나님이 준비하셨다는 인식의 깨달음이 담긴 언어이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는 아브라함에게 급히 나타나셔서 자기를 계시하셨다. 그 새로운 이름이 '여호와 이레'이다. 물론 그 이름의 배경에는 수풀에 걸려 있었던 숫양이 있다. 하지만 정말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이 숫양에 불과할까?
창세기 22:13~14
(22:13)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
(22:14)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타이밍을 잡는 사람들은 알아야 마땅하다. 그 타이밍은 내가 만든 것이 결코 아니다. 나는 그 타이밍에 참여하고 쓰여지는 것 뿐이다. 그래서 내게 아무리 좋은 사진기가 있고, 내게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 준비되어 있어도...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은혜이다.
무엇보다 나를 준비하신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 그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하고, 내가 쓰임받는 사실에 대하여 감사해야 한다. 이것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고개를 들고 우쭐거리면 참담한 상황이다. 때로는 되지도 못하고 된 줄로 생각하는 어리석음이 성공의 빛을 급히 바래게 만든다.
아직도 자신의 타이밍이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리가 없다. 기다리는밖에. 모든 준비가 되었는데도 아직 기회가 오지 않았다면, 아직 한 가지가 부족한 것이다. 그것은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사실은 이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성경을 묵상하면 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 부연하고자 한다. 타이밍이 오지 않는다고 하여서, 그 타이밍을 인간의 방법으로, 더 나아가 '거짓'으로 만들려고 하지 말라. 이런 짓은 우리 신앙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방법을 선택하는 순간, 우리 인생은 예술에서 천박한 사기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니 정말 자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도도한 자존심을 지켜라. 힘들어도 참고 기다리라. 하나님이 주실 타이밍을 잡기 위해 바짝 긴장하는, 사진가의 그 마음을 포기하지 말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의외로 타이밍은 많다. 하나님은 지금도 누군가의 타이밍을 준비하시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잠들지 않고 깨어 있으면... 결국에는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성경이 말해주는 희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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