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이 너무 막연합니다.
사람들마다 각자 자기의 생각 속에서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하나님보다 하나님의 창고를 더 좋아하고, 어떤 이는 하나님보다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능력을 더 사모합니다. 어떤 이는 하나님을 뒷방 늙은이처럼 가만히 계신 분으로 믿는다 하고, 어떤 이는 주차부터 쇼핑까지 모든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도우미'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 모두가 자기의 믿음을 확신합니다. 결코 자신을 믿음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항상 하나님은 자기 편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바램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망하는 순간에도, 믿음은 있었는데 때가 아직 아니라서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말미암아 저는 평생을 신앙 안에 살았고, 사역자로 25년을 지났으며, 목사가 된 지도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믿는다'는 말이 무척이나 생소하고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이야말로,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판정해 주시는 단어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지요. 그 바라는 것이 과연 내 욕망과 같은 이름일까요?
믿음은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지요. 내가 욕망하는 것은 얼마든지 내가 마음에 그리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바라는 것이 생겼을 때에, 그것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경험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내가 전혀 추측도, 짐작도, 어림도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 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생소하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소원의 실증적인 증거가 바로 믿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철저하게 하늘에 속한 것이며,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내가 주장하고, 확신하고, 공부하고, 의식하는 것과 상관 없습니다. 믿음은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날에 스스로 믿음 있었다 하는 사람들이 주님과 쟁론할 것입니다. 내가 왜 믿음이 없냐고? 내 믿음이 왜 인정받지 못하냐고? 따지는 소리로 시끄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 소용도 없는 일입니다. 그분의 판단은 절대적이고 공의롭기 때문입니다.
믿음 앞에서 겸손해야 합니다. 평생 헌신하고, 주의 일을 하고,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주었다 해도, 그것이 믿음 자체는 아닙니다. 지위와 거룩한 이름의 명찰은 더더욱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 것이 믿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날마다 묵상하십시오. 믿음이 과연 무엇인가? 그것이 내게 있는가? 나는 무엇으로 나의 믿음을 확증하고 있는가? 나의 믿음을 과연 하나님께서도 인정해 주실까? 나는 믿는가? 정말 믿는가?
의심과 회의로서가 아니라, 겸손과 의뢰함으로 믿음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이 있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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