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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4


전도사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가을이 되어 교회에서 경로관광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60세 이상 되신 분들을 모시고 단풍 구경을 시켜드리는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권사님이 자기는 빠지겠다고 하셨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셔서 지팡이를 짚고 간신히 다니시는 분이셨는데, 아마도 남에게 폐가 될까봐 걱정이 되셨던 모양입니다.

그 권사님을 두고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경로관광을 앞두고 그 직전 주일에 목사님이 설교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다음에 우리가 천국에 가면, 열심히 기도만 하다가 온 사람에게도 하나님이 책망을 하신데요. 무슨 책망인지 아세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만들어주신 것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책망이랍니다. 왜 너는 내가 만든 내장산 단풍구경도 못하고 왔느냐? 뭐가 바빠서 그렇게 살았느냐? 네가 내 솜씨를 보지 못해서 찬양하지 않은 것이 나는 섭섭하다. 하나님이 그렇게 우리에게 책망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으셨는지, 그 권사님은 경로관광을 떠나는 아침에 해맑은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좋은 구경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하여 마음을 결심하신 것입니다. 

성경을 살펴보면, 거센 풍랑의 시기를 살았던 믿음의 선배들에게서도 이상한 여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광야로 도피생활을 하던 다윗은 하늘의 해와 달을 보며 찬양하였고, 다니엘은 왕의 포고령을 알면서도 창문을 활짝 열고 기도하였으며, 예수님께서도 바쁜 사역의 틈틈이 한적한 곳을 찾으셨습니다.

언젠가도 말씀을 드린 바처럼, 일은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습니다. 일을 모두 마치고 여유를 갖겠다고 하는 사람은 결국 여유를 포기한 사람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의지를 가지고 여유를 찾아야 하고, 그 여유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하는 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하나님이 주신 은총의 선물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것들을 하나씩 느끼고 곱씹으며 찬양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을 살찌우는 습관입니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메마른 사람은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풍성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푸른 초목에 화려한 단풍이 들어갈 계절입니다. 태풍이 지나가더니 오늘은 하늘이 얼마나 쾌청합니까? 오늘도 건강한 것이 얼마나 감사합니까? 내가 동경에서도 교회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합니까?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들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하나님을 찬양하십시오. 그리고 감사로 마음을 채우십시오. 잃어버린 감동을 되찾으십시오. 하나님을 향하여 서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묵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은 선하십니다. 내 생각과 그분의 생각이 다를 때에라도 나보다 그분이 선하시고 지혜로우십니다. 나무 한 그루를 키워 보아도 그 사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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