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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0


한국에는 조기교육의 붐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의 대통령이 되신 분도 교육시장을 개방하고 학교의 자율을 강조하겠다고 하니 아마도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자기의 자식을 더 좋은 학교에 넣기 위하여 엄청난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치열한 ‘경쟁’의 분위기가 아이와 부모에게 모두 힘들어서 일부러 외국으로 나가는 가정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이나 일본이 한국보다 좋다고 말하시는 점들 중에 바로 아이의 교육환경이 거의 빠지지 않고 거론되곤 합니다.

원어민 발음을 익혀주겠다고 모국어조차 완성되지 못한 소아들에게 영어를 읽어주고 말하게 하기도 하고, 심지어 초등학교 방학을 이용하여 호주나 미국으로 단기연수를 보내기도 합니다. 엄청난 돈이 소모되지만, 부모들은 하나 혹은 둘 밖에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라도 그런 투자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아이들은 배포가 좋습니다. 말을 시키면 당차고 똑똑하게 말하고 외국어도 능숙하게 섞어 말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들은 대견함과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라고 하면,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입니다. 특별히 그분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유엔에서 연설하던 장면을 기억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통역을 사용하지 않고 세계의 지도자들을 향하여 연설한다고 하여서 몹시 흡족한 마음으로 그 방송을 지켜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발음은 저 만큼이나 거칠었고, 소위 ‘버러(버터)’ 바른 발음과는 정말 먼 영어였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지도자들은 그 연설을 경청했고, 한국에서 민주화의 승리를 이끌어낸 지도자에게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따로 영어강습을 받은 적이 없으며, 그분의 영어는 투옥되어 있는 동안 감옥에서 독학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던지 누구와도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말은 마음의 도구입니다. 물론 어휘가 풍부하고 발음이 좋으면 더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휘가 마음을 대신할 수 없고, 발음이 그 사람의 생각을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언어적 능력은 말의 능력이기 이전에 정신의 능력과 인격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컴퓨터와 텔레비전으로 책을 대신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모르는 것이 있어도 백과사전이 아니라 ‘네이버’를 찾습니다. 숙제도 인터넷으로 하고, 친구도 인터넷으로 사귑니다. 그래서 그 아는 것의 깊이가 얕고, 생각의 폭이 좁아서 말의 태도는 훌륭하지만 정작 말에 내용이 없고 깊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그 아이들의 언어가 한국말이든, 영어든, 일어든, 중국어든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과 한 번은 재미있게 대화할 수도 있지만 정작 만나면 만날수록 질리지 않겠습니까?

좋은 교육이란 바른 인간됨의 바탕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조급하거나, 경쟁하는 분위기만으로는 결코 성취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많이 생각하고 자기 인생을 스스로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를 통해 자기의 꿈을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는 아이의 꿈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찾아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좋은 부모의 역할이며,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말솜씨가 아니라 말의 내용을 훌륭하게 하십시오. 아이도 그러하고, 여러분 자신도 그러한 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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