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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6 이런 양식을 가졌는가?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주기도문)의 말미에는 그런 기도가 들어 있다. 이 기도는 소박하지만 우리의 본성과는 잘 맞지 않는 기도이다. 

우리는 하루살이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되도록 넉넉한 삶을 원하는데, 그것은 평생을 먹을 수 있는 양식이며, 심지어 아들과 손자들에게 남겨줄 무언가를 포함하는 양식이다. 그렇게 배가 큰 우리들의 입으로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문을 날마다 암송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인생에서 몇 번인가 삶의 궁핍이 절박하게 다가온 적이 있다. 그 때마다 참 힘들게 살았지만, 또한 참 소중한 무언가를 배우고 얻었던 시절이 아닌가 한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조금은 담대하고, 현실과 타협하기 보다는 좀 더 멀리 보고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 것은 하나님이 이미 내게 비슷한 과정들을 경험할 수 있는 은총을 주셨기 때문이다.

가난은 고독을 동반한다. 경제적 어려움은 식구에게도 짐이 되게 만든다. 결국 신뢰했던 인간관계가 다 깨지고, 골방에 틀어박혀 인생이 혼자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다. 그런 날에, 우리는 사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독하기 때문에 절망한다.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아무도 나 같은 존재에 대하여 신경 쓰지 않는다는 느낌은 정말 끔찍하다.

그런 날에 우리는 밥을 먹지 못한다. 그것은 배가 고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밥을 먹을 의지조차 무너지기 때문이다. 육신은 쇠약하고, 점점 더 추운 그늘은 깊어간다.

그래서 밥은 희망이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아직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별히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더 없이 소중하고 행복한 일이다. 그 소박한 자리만이라도 지켜진다면, 우리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위기를 넘어갈 수 있다.


언제인가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가 내 눈에 새롭게 들어왔다.

그것은 주님이 말씀하시는 양식이, 나의 양식이 아니라 '우리'의 양식이라는 것이었다.

이기적인 내 눈에 항상 '일용할' 이라는 말로 제한된 '양식'만이 보였었는데, 이 두 단어의 이전에 숨겨진 은총으로 주님은 '우리'를 말씀하시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비록 하루의 양식만 허락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함께라면 희망은 있다.

사람은 자기를 위해서 살 때 보다, 누군가를 위해서 살 때에 더 용감하다. 이기심은 항상 자신이 상처받을까 소심하게 만들지만, 이타심은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를 내어 던지고 불사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부모가 왜 절망하지 못하는가? 그것은 자신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 때문이다. 내가 죽더라도 이 아이들만은 반드시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부모들을 강하게 한다. 

남편도, 아내도, 목사도, 성도도 그러하다. 우리가 만약 기대 이상으로 용기를 가진다면, 그것은 언제나 우리 자신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이다. 그 관계와 사랑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확장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돈이 없어 가난한 것이 아니다. 돈이란 부질 없더라. 모을 때는 수 십년이 걸리던 재산도 날아갈 때에는 순식간이더라. 그리고 그런 날이 오면, 우리는 친구와 친구가 아닌 사람들을 구별하게 된다. 내가 더이상 아무 것도 줄 수 없는 형편이 되었을 때에, 아니 오히려 부담을 주는 입장이 되었을 때에, 그 때에도 내 곁에 함께해줄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주님은 말씀하신다. 하루 먹을 양식 뿐이라도,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함께 할 '우리'가 있다면, 그는 복된 사람이다. 그의 양식은 나만의 양식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양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양식 가운데 하나님은 역사 하시고, 우리를 소망으로 이끄신다.

당신의 삶에는 진정 이런 양식이 있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 혼자 먹어도 모자른 양식이 있고, 적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양식이 있다. 이런 양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불쌍하다. 그는 부자라도 가난하고, 주변에 지금은 사람이 많아도 사실은 외롭기 때문이다. 

진정한 축복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언제나 가장 소중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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