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1 하나님은 한국인을 사랑하신다
2010-03-21 하나님은 한국인을 사랑하신다
2010년 2월20일,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었던 밴쿠버.
바이애슬론 여자부 12.5㎞ 집단출발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은 독일의 시모네 하우스발트(31)였다. 그녀는 다음날에 있었던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오르기 전에 메달의 세리머니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서양인들에게는 아주 이상한 장면이었다.
시상식 후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의 세리머니를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내 안에 또 다른 나’는 도대체 또 무엇일까?
그녀의 어머니는 한국인이다. 간호사로 독일에 이민을 가서 독일인 남편과 결혼하여 그녀를 낳았다. 결국 그녀가 말한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바로 그녀 안에 흐르고 있는 한국인의 피를 말한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 유계순씨는 시모네가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촌 식당에서는 한국김치가 제공되었다. 시모네는 독일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엄마, 나 매일 김치 먹어!”라고 자랑을 했다고 한다. 또한 어려서 배우지 못했던 한국말을 배우기 위하여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고도 한다.
우리 애국가에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가사가 있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냥 불러 왔지만, 이제 생각하면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 이름의 요체가 되는 한(韓)은 가죽 위(韋)를 뜻으로 하는 글자이다. 이는 가죽이 무언가를 둘러 싸는 것을 그 의미로 담아 크게 아우른다는 뜻이 있다.
땅도 작은 한반도에 그것도 반쪽이 난 나라가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다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나라는 그 이름부터가 영토 보다는 국민을 위주로 하며, 그것도 크게 모두를 아울러서 대국(大國)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과거에 재외동포에 대하여 거의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덕분에 해외로 향한 한국인들은 현지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몸으로 겪어야 했다. 특별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일본의 재일동포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대한민국(大恨民國)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의 눈물과 피가 흘려지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한국인임을 포기하지 않으며, 그 고향과 동족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아온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인이다. 고추장과 김치를 항상 먹어 민족성마저 독해져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어디에 가서 무슨 일을 당해도 결국에는 이겨내고 뿌리를 내린 이후에, 마침내 대한민국을 찾고 눈물로 고향 땅을 적시는 사람들이 바로 한국 사람들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대한민국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토록 아름다운 한국인을 세계 어디서나 떳떳하게 끌어안아 주고, 눈물 닦아 주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恨)을 한(韓)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우리 시대에 일어나기를 바란다.
모호해지지 말라. 당신은 어디에 살아도 한국 사람이다. 그것을 잊지 말라.
원래부터 우리가 정치와 권력에는 복이 없었다. 탐관오리가 조선시대를 풍미했다면, 부패한 정치인들이 근대사를 점령했다. 독재자의 폭주(暴走)로 시민들이 학살되고, 자본가의 욕망과 싸우기 위해 노동자들은 분신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 그런 것은 한국땅의 역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쓰러지지 않았다. 한국인은 싸우고 또 싸우며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왔다. 그리고 그 행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믿는다.
광야가 위대한 인간을 낳는 것처럼, 한국인은 한국의 근대사가 주는 파란만장(波瀾萬丈)한 풍파 속에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시는 하나님께서, 이 세계를 향하여 뭔가 큰 일을 행하시기 위하여 이 조그만 ‘한국인’을 준비하시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아우르는 사람이 필요하다.
아우른다는 것은, 타인이 자기와 다름을 인정하며, 동시에 그것을 자기의 색깔 안으로 융합해서 재탄생 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나의 것을 무작정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통해 선택하게 하는 문화적 역량이다.
당신의 피 안에 그런 창조성이 분명히 흐르고 있다. 그것을 인정하라. 그리고 그 안에서 자기다운 길을 새롭게 찾으라. 남이 다 가는 길로 가려고 하지 말고, 한국인으로서 당신만이 걸어갈 수 있는 새로운 길에 도전하라.
그 안에 민족적 자긍심과 더불어 하나님의 비전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하나님은 한국인을 사랑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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