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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로 가지 마라!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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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8 도움의 기술 (The Art of Help)



선한 뜻(善意)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모습 중에 하나이다.

그리스도인은 마땅히 하나님의 기쁨이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남을 돕는 것은 우리 삶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방법에 서툴러서 우리는 오히려 우리가 가진 선한 뜻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 때도 많다.

예를 들면, 도움을 통해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심지어 모멸감을 느끼게 하거나 미움이 생겨나게 만들기도 한다.

 

젊은 시절, 가난한 전도사로 생활하며 교인들의 사랑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루는 교회에서 가까운 집사님이 보따리를 주셨다. 우리 아이들보다 좀 더 큰 형제가 있는 집이었는데, 덕분에 아이들에게 작아진 옷을 챙겨서 주신 것이다. 나는 별 생각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서 보따리를 아내에게 전했다.

그런데 그 옷을 살피던 아내가 화를 냈다. 열 개는 넘는 옷이 들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태반이 너무 상하거나 낡아서 도저히 아이들에게 입힐 수 없는 옷이었기 때문이다.

아내를 더욱 맘 상하게 한 것은, 그 집사님이 결코 자기의 아이들에게는 아무 것이나 입히는 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기의 아이들에게는 최상의 것을 주면서, 가난한 전도사의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남루한 옷을 물려 주었던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도 선의(善意)는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시절, 매달 생활비를 걱정하고 아이들에게 맘껏 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던 젊은 아빠와 엄마의 입장에서는, 그 선의를 헤아리기 이전에 너무도 맘이 상하고 속상한 보따리였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훨씬 예민하고 약하다.

특별히 그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라면, 십중팔구 그 마음도 아주 예민해져 있을 것이다. 때문에 아주 작은 소홀함에도 깊은 상처를 남기거나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자를 도울 때에,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마 6:3) 그 은밀함은 자기를 자랑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 앞에서 선한 일을 행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동시에 구제를 받는 사람을 배려하는 가장 아름다운 기술이다.

 

가난과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는, 현실적인 도움보다 먼저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야 한다. 그런 마음이 공감(共感)되지 못하면 도움도 순수하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해서, 누군가를 도우려면 상대의 입장과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턱대고, 내가 도우려고 했는데 왜 내 마음도 몰라주냐고 말하기 보다는, 과연 내가 도움을 주는 입장이라고 하여서 상대방을 너무 쉽게 내려보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진실한 도움은 오직 사랑에서만 나온다. 그리고 사랑은 절묘한 기술이 필요하다.

도움을 주면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세우는 길은 없는가?

그것이 우리가 함께 고민할 문제이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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