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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8 용서하려면 잠시 눈을 돌리자



아무리 훌륭해도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다.

사람의 마음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야말로 도토리 키 재기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mission)이 아닐 수 없다.

성경에는 '용서'에 대한 교훈이 많다.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말씀을 하셔서 압박감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우리, 성경을 계속 묵상하는 사람들에게는 용서의 부담이 노이로제(neurosis)를 일으킬 지도 모른다.

기도와 말씀의 삶은 결국 '용서'라는 필연적 담(wall)을 만나게 한다.

이것을 '담'이라고 적는 이유는,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 용서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용서'라는 것은 넓은 마음으로 상대의 잘못과 실수를 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실제로 우리 마음은 그렇게 크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비슷한 크기의 그릇 두 개를 들고 하나를 다른 하나에 담으려고 억지를 부리다가 금이 가게 하는 것처럼, 우리는 어설픈 용서의 노력을 하다가 절망한다. 용서해야 할 사람을 품지 못할 뿐더러, 옹졸한 자신에 대하여 죄책감이 들고, 영적인 신앙생활도 엉망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용서'를 당장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보다 길게 바라보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용서'의 책임을 무작정 내일로 미뤄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그릇도 가늠하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자신을 몰아대는 것이 훌륭한 답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용서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마음의 성장이 필요하다. 그래서 당장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점점 나아질 계획을 가지라는 것이다.

나는 용서하기 전에 먼저 잠시 무관심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에 대하여 내가 생각하는 기대를 내려놓고, 민감해진 시선도 내려놓고, 잠시 자신과 그 상대방에게 시간을 좀 주라. 화가 나거나 섭섭한 마음을 가라 앉혀야만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라.

그러니 용서하기 위해서 우선은 눈을 돌리라. 연이어 다시 또 용서해야 할 일들이 생겨나게 하지 말라. 용서는 숙제와 같아서 하나도 벅찬 경우에, 둘과 셋으로 늘어나면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된다. 그러니 그 사람을 위해서, 또한 나를 위해서 잠시 마음을 준비할 시간을 벌도록 해보라.

이제 조금 차분하게 되었다면 ‘용서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기도하라. 그러면 그 사람뿐 아니라 나를 위해서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덧붙여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결국에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십자가의 사랑을 경험한 우리의 운명이다. 

그러니 아무리 밉더라도 대놓고 내색은 하지 말라. 당장 용서하지 않아도 좋으니, 적어도 ‘너 밉다!’고 얼굴에 쓰지는 말라. 

이 충고를 듣지 않는다면 당신은 언젠가 몹시 부끄러울 것이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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