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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8 아, 왜 나는 변하지 못할까?



장마가 지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가 보다. 그래도 밤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더니, 점점 그 저녁의 경계마저 무너뜨리는 더위가 오고 있다. 

몇 년을 동경에서 지내고 보니, 이제 동경의 여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그리 겁은 나지 않는다. 이렇게 시작된 더위가 10월 무렵까지 기성을 부리겠지만, 그래도 시원한 물에 샤워하고 선풍기와 에어컨을 번갈아 사용하며 견디면 또 순식간에 단풍이 들고, 겨울이 올 것이다.

세월은 그렇게 간다. 아이는 자라고 어른은 늙는다. 그 어쩔 수 없는 순리 앞에서 인생이란 참 작고 단순하다. 월요일부터 주일까지의 쳇바퀴를 돌고 또 돌면 달력이 바뀌고, 한 해가 가고, 세대가 교차한다. 

늙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늙기 때문에 인생의 가치가 빛난다. 

만약 늙지 않고 젊음과 건강을 마지막까지 누리다가 갑자기 죽어야 한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죽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늘고, 머리카락이 하얀 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통해 우리는 인생의 유한함을 경고 받는다. 그래서 삶의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마음을 정돈하고 마지막을 준비하는 유익을 얻게 된다.

인생에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나이에 합당한 경륜과 지혜를 배워가지 못하는 것이다. 참을성이 늘고, 본질을 보는 심안(心眼)을 가지며,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배려하게 되고, 이해심이 깊어진다면… 나이를 먹고 노인(老人)이 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영예로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나이값’을 못하는 자신을 본다.

조급한 심정과 컨트롤이 되지 않는 분노, 잦은 감정의 기복, 핑계와 변명, 무책임과 게으름, 도전하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패배주의, 열등감,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옹졸함, 야비한 웃음, 회피와 도망…

그래서 더위는 이런 인생의 숙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정말 나를 지치게 하는 것은, 이런 나 자신에 대한 변화에서 너무도 지지부진(遲遲不進)한 현실이다.

그리고 나의 설교는 이 현실과의 싸움이다. 

물론 문제를 덮고 적당한 타협으로 살 수도 있다. 적당한 칭찬과 모호한 언어들은 듣기에 편하고 갈등을 일으킬 여지가 적다. 그러나 나는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피하고 싶지 않다. 나의 설교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나의 현실과 고민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장은 거북하기도 하겠지만, 길게 생각하면 이 설교가 나와 나의 사랑하는 양무리들에게 반드시 유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함께 변하자! 더 미루지 말고, 정직하게 우리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자. 우리가 정말 싸워야 할 것은 계절의 더위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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