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1 자기다운 길을 가라
자기다운 길을 가라
2011-09-11
사람은 자기의 과거에서 ‘자랑’을 끌어낸다. 그러나 업적(業績)이 그 사람을 이해하는 강력한 증거이기는 해도 그 사람 자체는 아니다. 과거의 호화로운 이력(履歷)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모두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의 자신을 보상하려는 심리가 보인다. 오죽하면 그렇게 과거를 노래하며 평생을 살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 것이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과거에 해봤다고 이번에도 같은 것은 절대 아니다. 경험은 참고의 대상이지 해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경험을 너무 과신하는 나머지 자신이 이미 해답을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일을 망치고 나서야 상황이 변했고,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이런 경향은 쉽게 고쳐지지 않아서, 한참을 한탄한 후에는 다시 또 경험의 확신을 믿고 교만하게 된다.
지혜는 겸손하다. 한국의 속담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다. 신중함을 강조하는 잠언이다. 그리고 신중함은 바로 겸손의 다른 얼굴이다.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열린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들도 경솔한 사람을 불쾌하게 여기고 신중한 사람을 좋아한다. 생각이 걸러지지 않고 바로 말이 되는 사람은 신뢰를 주지 못한다. 싫고 좋은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 사람은 존경을 얻지 못한다. 신뢰와 사랑을 얻으려면 사람 사이에도 깊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본성의 영역이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인격의 깊이가 본래 깊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민과 사색, 자기성찰과 노력을 통해 깊은 인격을 닦는다. 오늘의 얼굴이 어제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인생을 살면서 항상 새롭다고 느낀다. 20대의 고민이 다르고, 30대의 생각이 다르다. 40대가 되니 좀 더 인생 자체를, 세상의 근본적인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무엇으로 내 인생을 정의하고 완성할지를 다시 생각하고 더 생각하게 된다.
좋아하는 김남조의 시, <밤기도>에 이런 시구(詩句)가 있다. “이미 준 사랑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사도 바울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3:13~14)
그래서 생각한다. 인생은 마지막까지 자기를 증명하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자기가 생각하는 인생을 살아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은 중간에 타협하고, 목표를 잃어버린다.
하지만 끝까지 자기답게 사는 사람은 크지 않아도 크고, 자기의 자리에서 세상에 깊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을 통해 세상은 감동을 얻고, 하나님은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어 가신다.
자기다운 길을 가라. 돌아보지 말고, 앞을 응시하라. 겸손하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사용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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