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9 내가 소망하는 목회
2011-11-19 내가 소망하는 목회
내가 바라는 목회는 성공이 아니다.
굳이 그것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것이 내 마음의 중심을 차지한 적은 없다. 따라오면 좋고, 안 따라와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느슨한 지도 모른다.
반대로 내가 치열하게 갈망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내가 사도행전에서 보았던 바로 그 교회를 실현하는 것이다. 아니, 그것은 가시적인 무엇이 아니기 때문에 실현보다는 실천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아무튼 내가 성경에서 만나고 이해한 바로 그 성경 속의 교회를 나의 교회로 삼는 것이 맹랑하지만 열렬한 나의 소원이다.
둘째는, 그 교회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것이라서, 그 교회에서 함께 수고하고 신앙한 사람들이 나와 함께 건강하게 늙어가면 좋겠다. 그래서 나이를 먹고, 백발이 되어서도 서로 중보하고, 사랑하고, 감동을 주는 ’가족’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생각을 한다.
타인과 타인으로 만났다. 성향은 다르고, 경험은 복잡하다. 그러나 진정 예수의 피가 우리 안에 흐르고,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을 진하게 경험한다면 모든 차이를 넘어서 순수한 신앙으로 ‘가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희망들은 현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순정이고, 드림(dream)이다.
하지만 나는 목사로서 그것을 소망한다. 그리고 그것을 내 인생에 허락해 달라고 날마다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이를 먹고 황혼이 가까웠을 때에, 내가 복음으로 씨 뿌리고 물 준 사람들이 온 세상에 흩어져 좋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는 것과 그들과 나란히 앉아 점심 한 그릇 같이 먹는 것이 지나친 욕심일까? 그러나 결국 그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늘 말하는 바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었느냐의 문제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증명하지 않아도 우리를 아신다.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증명하려는 태도야말로 불손하며 교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하물며 목회를 하는 길이 쉬울까? 이해 받지 못하고, 궁핍을 겪으며, 때로는 외로운 결단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이 길은 구별된 길이고, 하나님이 특별하게 불러 세우신 사명의 길이다. 그러니 걸어야 한다.
최근에야 깨달았다. 사는 것과 사명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사명 따로, 내 인생 따로가 아니라 내가 건강하게 살고, 늙고, 마치는 것이 바로 내가 그토록 원하는 목사(牧師)가 되어가는 길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나는 동경드림교회 사람들이 내게 그런 ‘가족’이 되면 좋겠다. 무수한 세상의 파도를 같이 넘고, 마침내 백발을 같이 즐기는, 허망한 인생에서 그 마지막을 외롭게 하지 않을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교회가, 목회자와 성도가 진정으로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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