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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3


집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돈은 적고 가족은 많고 외국인에다가 되도록 교회와 가까운 곳을 찾으니 찾는 집이 만만할 리가 없었습니다. 부동산에 들어가 상담서를 써내면 30분은 뒤적여서야 겨우 우리가 찾는 조건에 비슷한 집을 찾아주었습니다. 

처음 대하는 다다미에서는 냄새가 역했습니다. 그렇게 본 집에 대해서도 여전히 까다로운 조건이 남아 있었습니다. 일본인 보증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보증인의 세금납부 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렵사리 집을 하나 골랐는데, 그 집도 막상 계약하려고 하는 순간에 집주인의 마음이 변해서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황당하고 막막한 마음을 뒤로 하고 새로 집을 찾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불었고, 일본어는 빈곤했으며, 도와줄 이도 많지 않았습니다.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많이 느꼈습니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정경을 아느니라 (출 23:9)


가족에게 제일 미안했습니다. 내가 또 고달픈 현장으로 가족을 이끌고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 13년, 지난 세월 동안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은 풍성했지만,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나의 역할은 과연 무엇을 하였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내가 예수를 만난 이후로 나는 나와 내 가족의 편안함을 위하여 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생각의 초점은 ‘주님이 이 길을 원하시는가?’였지, ‘이 길에 무엇이 있는가?’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훌륭한 인격을 가진 청렴한 목사라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원래 게으르고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예수를 믿은 이후로 내 삶이 변했습니다. 언제나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그분이 나를 붙드시고 인도하시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나는 내 주관대로 살지 못하고 믿음대로 사는지도 모릅니다.

신앙은 서럽게 가는 길입니다. 주님은 장밋빛 핑크로드를 약속하신 적이 없습니다. 힘들어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우리가 신앙으로 선택하고 걸어갔을 때에, 그 종말에는 상(賞)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기도는 편안하려는 자신과의 긴 싸움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겨야 비로소 믿음의 길이 보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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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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