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혁, 스카이트리를 돌아보다
2011-07-18
7월 18일은 일본의 휴일인 ‘바다의 날’이다.
덕분에 토, 일, 월의 3일 연휴가 만들어졌다. 여행하기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다.
우리 동네인 ‘히까리가오까(빛의 언덕)’에서는 3일 동안 마쯔리(지역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일본에 올 때에,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 5학년 이었다.
벌써 5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중학교2학년, 고등학교1학년이 되어 있다.
이곳에 잘 적응해서, 지금은 친구도 많고 학교생활도 잘하고 있다.
찬혁이가 월요일에 계획을 하나 잡았다.
집에서 출발하여 동경 시내에 있는 ‘스카이트리’에 다녀오겠다는 것이다.
스카이트리는 동경타워를 대신하는 새로운 동경의 랜드마크다.
내년 봄에 완성되는데, 그 높이가 634m로 방송탑으로서는 세계 최고의 높이란다.
가는 것은 좋은데… 요즘 동경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낮기온이 무려 36~37를 오가는데, 그것도 한낮에는 도시가 달구어져서 훨씬 더 높다.
그리고 집에서 거리가 작지 않다.
직선 거리로 18Km 정도 찍히는데, 우에노공원과 아사쿠사를 경우하기로 코스를 잡으니 왕복 40Km가 훌쩍 넘는 코스다.
아내는 걱정을 했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내가 지지했다.
벌써 학교에서 함께 갈 아이들을 두 명 섭외했는가보다. 그런데 다른 녀석이 그 계획을 듣더니 “너희들 미쳤다!”고 하더란다.
오기가 생긴 찬혁이와 친구들이 그 녀석을 설득했다. 결국 그 녀석도 이번 모험에 같이 가기로 했단다… (같이 미친거지, ㅋㅋㅋ)
주모자로서 나름 부담이 되었던 것일까?
찬혁이가 전날 잠을 못 잤다. 교회에서 주일 뒷정리를 하다가 잠시 잠이 들었는데, 새벽 5시에 문자가 왔다.
카메라를 가져가고 싶으니 가져다 달라는 것이었다.
아이들 출발시간을 8시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랴부랴 7시에 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찬혁이가 없다. 아내의 말을 들으니,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새벽 6시 반에 집을 나갔다고 한다.
조금 걱정이 되었다…
** 찬혁이가 찍은 미명. 요즘 동경은 4시 직전에 해가 뜬다. 정말 날을 샜군!
전화를 했더니, 네리마가스가쵸에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카메라는 그냥 핸드폰으로 사용하겠다고 한다.
잘 다녀오라고 격려하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연락하라고 했다.
스쿠터를 타고서라도 출동해야지!
드디어 아이들이 출발했다. 대략 7 조금 넘어서 출발 한 것 같다.
9시20분에 문자가 도착했다. 우에노 도착!
아이들은 일단 서양미술관으로 향한다.
동경시내가 모두 절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미술관은 춥다.
아마도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림을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일본은 중학생까지 모든 미술관 관람이 무료이다.
상설전도 그렇지만, 특별전 역시 마찬가지라서… (부럽다!) 아이들은 예술작품을 만나는 것이 아주 즐겁고 쉽게 되어 있다.
우에노에 있는 국립서양미술관을 찾았는데, 대영박물관 초대전으로 [고대의 그리스전]이 열리고 있었단다.
오뎅이랑 같이 기념촬영도 하고… 땀냄새 물씬~
아직도 생생하네. 역시 아이들이군. 그런데 한 녀석은 그림자처럼 잘 등장하지 않는다.
우에노에는 호수가 있다. 그리고 보트장도 있다.
예전에 데려갔을 때에, 보트를 태워주었더니… 찬혁이가 좋았던가보다.
미술관에서 나와서는 보트장으로… (안 덥니? 아들아!)
이제 출출하다. 뭔가 먹어야 하겠지.
친구들과 함께 조나산(Jonathan; 일본에서는 절대 조나단이라고 발음하지 않는다!)에 갔다.
훼미리 레스토랑이다. (오후12시17분)
메뉴는 스파게티와 팬케익.
이거 먹고 되겠냐만… 아이들의 선택이니까. (용돈 넉넉하게 주었다!)
그리고 다시 자전거를 달려서 스카이트리에 도착(오후 1시15분).
드디어 기념촬영… 목표는 달성했다!
오는 길에는 아사쿠사를 들렸다.
일본인들이 1월1일에 제일 많이 찾는 긴자가 있는 곳이다. 그곳의 뇌문(雷門)은 유명하다.
이후로는 갔던 길을 열심히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6시 반에 도착. 무려 12시간의 대장정… 하지만 다행히도 구름이 끼어서 날씨도 도와주었고,
아이들은 모두 생생하게 돌아왔다…
아사쿠사에서 오미야게(여행선물)로 만쥬도 사왔다. (멋진 놈이야!)
그런데 이 녀석, 저녁을 먹더니.. 또 나간단다.
오늘이 마쯔리 마지막 날이라고 친구들 만나기로 했단다.
결국 30분 집에 있다가 7시에 나갔다. 아마도 열시는 넘어 들어왔을꺼다.
그리고도 이번 주인가, 다음주에 다시 친구들과 영화 보기로 했다나.
트랜스포머가 일본에서 이번에 개봉하는데, 그걸 보기로 했다고… 에휴~
또 뜯기게 생겼다! ^^ 행복한 비명~
우리 아들은 절대 돈을 달라고 하지를 않는다. 다만 자꾸 내 앞에서 돈을 센다.
그래서 용돈을 줘야 하냐고 물으면 “괜찮아요!”라고 대답한다.
몹시 맘이 불편하다… 결국 내 밥값이라도 주고 만다.
차라리 달라고 하면 꿀밤이라도 줄텐데… 역시 아들은 고단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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