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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휘핑크림을 사다가 집에서 생크림을 만들어 먹은 것이 꽤 되었다.

카레를 만들 때에도 생크림을 넣으면 훨씬 부드럽고 맛있어지기 때문에 냉장고에 대체적으로 꼬리를 물고 대기한다.

 

일본에는 バウムクーヘン (바우므쿠-헨, 독 Baumkuchen : 바움쿠헨) 이라는 빵이 있다.

이 빵의 이름이 독일어이고, 바움쿠헨이라는 것은 이 글을 쓰면서 지금에야 검색을 해서 알았다…

대단히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케익빵인데, 도너스 같이 가운데가 텅 비어 있고 카스테라풍의 빵을 겹겹이 감아서 자르면 나무결 같은 무늬가 나타나는 빵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가 바로 바움쿠헨이다.


 

생크림을 만들어서 이 빵에 잘 발라주고 과일로 토핑을 하면 멋진 생일케익이 된다.

우리집은 생일마다 이렇게 케익을 만들어 먹었다.

그런데 휘핑크림을 가지고 생크림을 만드는 작업이 쉽지 않다. 어쩔 때에는 잘 되고, 어쩔 때에는 너무 잘 되지 않아서 1시간이 넘도록 가족들이 서로 돌려가며 고생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나름 비법을 알게 되었다.

 

    1. 그릇에 물기가 있으면 안 된다.
    2. 온도가 차가울수록 쉽다. 그래서 그릇도 냉장고에 잠시 넣었다가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3. 잼을 바닥에 조금 넣으면 응고재가 포함되어 있어 쉽게 된다.
      (딸기잼, 사과잼, 블루베리잼… 단, 싸구려가 잘 된다. 첨가제가 안 들어간 비싼 잼은 응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4. 잼이 없을 때에는 설탕을 조금 넣어준다.
    5. 한 방향으로 저어야 한다. 방향을 자꾸 바꾸면 크림이 이상해진다.
    6. 저지방 생크림이 있다. 이것은 스파게티나 카레에 넣는 것이다.
      크림 만들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땀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요즘은 바움쿠헨이 아니라 식빵에 생크림을 듬뿍 얹어서 후식으로 먹는다.

특별히 우리가 감동하는 토핑은 바나나이다. 바나나를 슬라이스로 썰어서 생크림에 박아주면 진짜 어울리고 맛있다.

찬혁이의 말로는 그라페를 먹는 것 같단다.

아래가 오늘 저녁에 먹은 작품이다…

 

 

하다 보니, 결국 힘든 크림 만들기는 내 차지가 되었다.

식구들이 말하기를, 내가 만든 크림이 제일 적당하고 맛있다나… 이 발칙한 것들, 사람을 부려먹는 법을 안다니까?

거품기로 생크림을 만들려면 팔이 떨어져나가는 노동을 해야 하지만… 다들 맛있게 먹으며 감탄하는 아부로 인하여 두 말 없이 봉사하고 있다. 나는 너무 착한 것 같아…

 

 

경고. 이 음식은 칼로리가 높고 살이 달라 붙는 음식이다.

때문에 운동을 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 만약 운동은 안하고 먹기만 한다면, 욕실 거울 앞에서 저주 받은 자신을 발견하며 절망하게 될 것이다…. 책임은 언제나 자신의 몫이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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