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쉬운 길로 가지 마라! makario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96)
목회 (632)
인생 (179)
동경in일본 (35)
혼자말 (50)
추천 (0)
11-24 03:25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4.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2010-06-13 우리에겐 과거의 분별력이 필요하다



러시모어(Rushmore)에서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얼굴을 조각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조각가 지올코브스키(Korezak Ziolkowski)는 한 수우족 추장의 편지를 받게 된다. 그것은 자신들에게도 영웅이 있었음을 알아달라는 간략한 편지였다.

타슈카 위트코. 수우족의 말로 미친 말(Crazy Horse)라고 불려졌던 추장.

인디언을 그 땅에서 몰아내는 전쟁이 치열했던 시절, 미국의 제7기병대를 대파하고 존 커스터 장군을 전사하게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체포되었고, 35살의 나이에 비참하게 죽었다.

지올코브스키는 1949년부터 휴대용 착암기를 하나 들고, 러시모어에서 27Km 떨어진 곳에 이 타슈카 위트코의 얼굴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인디언 말살의 역사를 사죄하는 의미로, 미국의 연방정부는 1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지올코브스키는 거절했다.

오로지 기부금과 관광수입으로 그는 이 외로운 일을 계속해 나갔다.

그리고 35년이 지난 1982년, 지올코브스키는 혼자서 750만톤의 돌을 깨고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끝은 아니었다. 그의 아내와 10명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일을 이어 받은 것이다.

드디어 1998년, 타슈카 위트코의 얼굴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의 말을 조각하는 작업이 계속 진행중이다. 높이 171m, 길이 201m로 예정된 타슈카 위트코의 조각상은 완성되기까지 앞으로도 100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묘하게도 러시모어의 위대한 대통령들을 이 타슈카 위코트가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마치 오늘날의 미국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기억하라는 듯이.

지올코브스키는 말했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려면 우리에겐 과거의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픈 과거를 따지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한다. 그들은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붙잡아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이다. 과거를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면, 결국에는 미래에도 과거의 실수가 그대로 재현되고, 정말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붙잡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일이 생겨난다.

타슈카 위트코는 증인이다. 미국이 서부개척의 시대에 인권을 짓밟고 유색인종을 차별했던 것, 심지어 말살하려 했던 것에 대하여 엄중하게 항의하는 증인이다.

더불어 앞으로는 결코 어떤 사람과 민족을 향해서도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살인의 역사는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경고이다.

타슈카 위트코를 오늘날에 다시 불러낸 지올코브스키의 삶도 참 감동적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인류는 위대한 것이 아닐까?

Posted by makario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