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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2 산 마르크 카페에서
  2. 2013.10.12 들풀에게 물어라
  3. 2013.10.12 교회는 결코 넘어지지 않는다




산 마르크 카페에서



어스름한 저녁에 

동네를 어슬렁거리다가 들어간 카페에서

새처럼 재잘거리는 아이와

우아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는 여인과

피곤에 찌든 남자와

깊은 주름 속에 빛나는 노인과

손톱을 칠하는 소녀와

어설픈 외국어를 구사하는 나를 보았다


산 마르크,

예수의 제자였던 그는 오늘

무슨 빵을 먹었을까?

행복한 하늘 저편에서

창가에 앉은 내 찻잔 위로 흐르는

어색한 낙엽의 춤

그래, 삶은 언제나 아름답다

이해할 수 없는 순간에도


어둠이 시야를 방해할 즈음에야

분위기 좋은 등이 켜진다

카페를 나서려고 할 때에야

듣고 싶었던 음악이 나오기 시작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은

약속을 해도 만나지지 않고

피하고 싶었던 사람은

간발의 차이로 내 앞을 가로 막는다

그래, 싫어하지 말자

그러면 두리번 거리며 문을 나설

일도 없지 않으랴


오늘도 우리 동네는

맛 있는 빵과 구수한 커피로

가을처럼 붉게 익어간다

참 좋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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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에게 물어라



생명이란 얼마나 모질도록 간절한가

대리석 보도블럭의 틈새로 자라난 풀이 말을 건다

이렇게 해볼 수 있겠냐고? 

천 근 돌에 눌리고 하늘은 보이지도 않아도

틈새로 스미는 햇살, 바람, 빗물을 아껴 먹고 

마침내 뿌리를 뻗어 자라난 이 고상한 풀이

나처럼 해보라고 말을 걸고 다리를 잡는다


들의 풀만도 못하다, 사람이

산다는 것의 찬란함을 겸손하게 배우고 보면

존재의 매일이 기적이고 은총인데

그걸 모르고 돌로 떡을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만 친다

아서라, 돌은 떡이 되어도 달라질 것이 없단다

맘이 변해야 비로소 변하지

풀에게 말을 걸어라, 너는 어째서 거기 태어났냐고

너는 어떻게 그토록 간절하게 살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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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3 목양칼럼 :: 교회는 결코 넘어지지 않는다


중세시대 유럽은 이미 종교적 기득권을 독차지하는 로얄 계층이 등장 했습니다. 말하자면 ‘교회귀족’인 이들은, 교회의 권력과 엄청난 재산을 상속해 갔습니다.

이러한 부조리를 타파하기 위하여 교회는 사제들의 독신제도를 강화하게 됩니다. 사제들이 본래의 계율을 지켜 독신으로 일생을 마치면 일어날 수 없는 타락에 당황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역사가 보여주는 현실은 참담합니다. 아무리 탁월하고 합리적인 제도도 인간의 탐욕을 가두지는 못한다는 것이지요. 결국 교회의 권징은 하급사제들에 국한되고, 역시나 대부분의 ‘교회귀족’들은 음흉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자기들의 왕국을 계속해 갔습니다. 

16세기 프랑스에서는, 국왕 프랑수와 1세와 교황 클레멘트 7세의 담합으로 주교와 수도원장 같은 고위층 사제들의 임명권을 왕이 가지게 됩니다. 그 결과 국왕에게 줄서기를 하는 사제들이 교회의 고위직에 오르게 되고, 그들은 자신들이 뇌물을 바친 만큼 최선을 다해(?) 교회를 노략질 했습니다. 또한 그 노략질한 재물과 권력을 자신들의 숨겨진 피붙이들에게 대물림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타락의 패턴은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재산을 탐하고, 다음에는 그것을 자기 자손에게 넘겨서 영원히 소유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탐욕과 함께 방탕과 거짓, 음모, 술수가 미친 굿판을 벌이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를 개탄하는 것은 신앙과 양식이 있는 사람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타락이 해일처럼 밀려와 교회를 넘어뜨리려고 했던 적이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지만, 그것을 통과하고 여전히 빛나는 십자가가 우리 앞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확신하는 바는, 이 참담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승리할 것입니다. 교묘한 술수와 탐욕이 오히려 다윗 앞의 골리앗처럼 쓰러지고, 연약해 보였던 교회의 신앙이 시대를 넘어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성경의 약속을 믿어야 합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직접 하셨던 말씀입니다. 음부의 권세가 결코 교회를 이길 수 없다는. 비록 주어진 현실이 참담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하나님의 경륜 속에서 잠시 필요해서 허락하시는 것일 뿐, 영원한 패배가 아닙니다.

교회는 재산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진흙탕에 함께 뒹굴며 망가지기 보다는, 여러분의 근간이 되는 신앙을 붙들고 승부하십시오. 그것이 승리의 비결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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