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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하시모토, 그리고 여자



(창 1: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세기에서 사람의 등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지금으로부터 3500 여 년 전에 기록된 성경의 내용으로는 대단히 파격적이다. 

고대사회에서도 간혹 모계사회가 있었다고 하지만, 메이저문화는 남성우월적이었고 이것은 창세기 자체에서도 줄곧 드러나는 특성이다.

심지어 예수님 당대에까지 랍비들은 공적 기도문을 통해, 이방인과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하라고 남자들에게 가르쳤다. 여자는 깨닫지 못하며, 질투와 탐심이 많고, 아담을 죄로 유혹한 열등한 존재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창세기는 이런 인간의 문화를 배격한다. 단지 이 한 구절을 놓고 보기에도 하나님의 형상은 남자와 여자에게 모두 담겨졌다. 남자와 여자는 '사람'이라는 보통 명사 안에서 평등하다. 그것은 남자들이 손으로 가리고 싶었고 가렸던 성경의 선언이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 대통령이 당선의 첫 걸음으로 미국에 달려갔다. 왜 꼭 그렇게 미국이 처음이 되어야 하는지 개인적으로는 유감스럽다. 마치 명나라의 그늘에 섰던 고려와 청나라의 볼모가 되었던 조선을 보는 것 같다. 미국은 대국이고 우리는 소국이니, 미국에서 인증을 받아야 비로소 한국 대통령이 되는 것인가?

하지만 분단된 현실과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의 대통령이 가지는 비애쯤으로 생각하고 넘어가자. 뽑는 과정에서야 반대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선출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얼굴이고 우리의 자존심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누군가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대통령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직접 낙점한 청와대 대변인에 의해서. 이 사람 이전에 방송에 나와 하는 말을 보면, 과연 이 사람이 청와대 대변인 깜인지 아니면 뒷골목 왈패깜인지 혼돈이 생기더라. 그러나 그것도 넘어가자. 사람 속을 누가 다 알겠는가? 열 가지 단점이 있어도 한 가지 장점을 찾아 사용하는 것도 좋은 윗사람의 덕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말이다.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다. 이건 왈패도 아니었다. 왈패들도 꺼리고 혐오한다는 협잡꾼이다. 오십이 넘은 남자가 21살 여성에게, 그것도 막강한 권력을 배경으로 성폭력을 행사했다.  그 과정은 심지어 돌아오는 비행기에 마일리지 정립한 것까지 세세히 까발려지는 현실이니 굳이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이 인간이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21살 여성을 무능력하고 작은 일을 침소봉대하려는 사람으로 매도했다. 그리고 심지어 자기가 속했던 청와대에 책임을 미루면서까지 자기는 책임감 있고 이성적인 사람인 척을 하려고 했다.

인간아, 인간아... 껍질만 사람의 형상이라고 사람이 아니다. 네게 주신 하나님의 형상은 과연 어디다 팔았느냐? 네가 알몸으로 호텔에서 문을 열어줄 때에, 네 권력이 하늘을 가려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하나님은 그 순간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셨다.


일본 오사카 시의 시장인 하시모토는 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젊어서부터 패기 있는 주장과 행동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무능력의 늪에 빠진 일본 정치를 구원할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사람들은 심지어 그를 차기 총리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직 전국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하지만 일본 정치인 중에서 그 만큼 영향력을 가진 사람도 드물다.

그가 이번에 2차세계대전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극단적 발언을 했다. 전쟁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군인들에게는 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위안부 문제를 '필연적인' 전쟁 과정으로 합리화시킨 것이다.

심지어 그는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들이 일본 사창가를 많이 애용해주면 좋겠다는 발언도 했다. 극우의 아이콘이라고는 하지만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다. 당장 극우적 인사들조차 난감한 표정으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좋은 정치인을 가지는 복은 없는가보다. 

물론 민족간의 역사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당면한 경제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인권에 대한 문제이다. 만약 인권이 세워지지 않으면, 경제가 발전해도 사람이 부속품으로 전락할 것이며, 국가간의 관계가 증진되어도 그것은 상류층을 위한 치장에 지나지 않게 된다.

결국 정치도, 경제도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사람을 어떤 눈으로 보고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그 기초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불행한가? 외국에서 자랐지만 고국의 대통령이 왔다고 해서 그 도움을 위해 인턴으로 나선 21살의 여성은 얼마나 가슴이 뛰었을까? 그녀는 아마도 정치적 인생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녀는 치한을 만났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이상하고, 비열하고, 최악의 치한을 만났다. 

이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과연 그는 그 권력을 가지고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아마도 국내에서는 훨씬 많은 21살의 여성들이 그의 희생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기가 막히는 일이다.


차라리 종군 위안부는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낫다. 그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지만, 그래도 부끄러움은 아는 것이다. 부끄러우니까 가리고 지우려고 하는 것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위안부가, 성노예가 필연적인 아이템이라니... 그리고 외국 군대에게 자기 나라의 사창가를 애용해 달라니... 이런 사람이 만약 일본의 총리가 된다면, 과연 일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적어도 여성은 사회적 약자로서 수없이 희생양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남자와 여자로 얽혀 있다. 여자가 희생양이 되는 것이 과연 남자들의 행복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부인이 그렇게 당하는 사회가...


우리는 3500년 전에 성경이 이미 말해준 진리도 아직 수용을 못했다. 그 현실이 참담하다. 그럼에도 아직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계속 떠드는 당사자와 주변인들이 나라를 이끈다고 하는 것이 너무도 유감이다. 정말 말해주고 싶다. 그 입 좀 다물라. 하나도 잘한 일이 없으면서 어떻게 자기가 억울한 사람인 것처럼 너스레를 떠는가?


정치가 희망을 주기는커녕 사고나 안 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한국과 일본에 모두 만연하다. 

격랑처럼 흘러가는 현실에서 먹고 살기도 힘들고 빠듯한데, 잘 살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던 사람들이 결국에는 자기만 아는 협잡꾼에 지나지 않았다는 정체가 밝혀질 때에는 그 배반의 상처는 오래오래 좌절과 무력감으로 남는다.

그래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단호하고 엄중해야 한다. 말에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하고, 다시는 헛소리를 못하게 하든지, 아니면 계속 헛소리를 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 기필코 그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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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23일)에 둘째 찬혁이가 고등학교 입시를 봤다.
바짝 공부를 한 것은, 아마도 두 세 달 되는 것 같다. 
과년도 문제들을 인터넷으로 찾아 출력해서 집에서 모의고사를 봤는데, 그 모은 양이 A4 1박스쯤 되는 것 같다.


목사의 아들이기 때문에, 주일학교 이후로는 개척교회 예배를 같이 드렸다.
첫째 준혁이는 그래도 좀 주일학교의 혜택을 누렸지만, 둘째 찬혁이는 거의 주일학교를 누리지 못했다.
어른들도 힘들어 하는, 1시간짜리 설교를 매주 들으며, 그래도 아빠에게 예배 드리는 태도가 정숙하지 못하다고 늘상 야단을 들을 때가 많았다. 생각해보면, 내가 참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는 아이가 내게 그런 말을 한다. 
"학원 한 번 안 가고 이 정도 학교에 들어가면 내가 꽤 괜찮은 놈인거죠?"
그래. 그 말이 참 맞다.


아무 예고도, 준비도 없이... 한 걸음에 결정했던 일본행.
그 시절에는 내 눈에 교회 밖에 보이지 않았다. 
불속에라도 뛰어들면, 주님이 다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충만해 있었으니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리숙한 믿음을 주님께서 은혜로 받아 주신 것이.
하지만 지금은, 내게 자녀를 주신 것도 '목사'라는 이름 만큼이나 소중한 사명이라고 깨닫고 있다.


큰 아이는 4학년을 마치고, 작은 아이는 2학년을 마치고 일본에 왔다.
내가 먼저 일본에 와 있는 동안, 우리는 6개월을 떨어져 있었는데, 그 동안 엄마가 아이들에게 히라가나를 가르쳤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일본 초등학교에 갔을 때에, 아이들은 자기 이름도 겨우 쓰는 수준이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막막했을까... 그 어린 것들이 그 막막한 세상에 던져졌을 때...
그러나 아이들에게 해줄 것이 없었다. 
우리 부부 모두 일본어에 벙어리요 귀머거리였고, 아이들을 위하여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도 전혀 없었다.
우리 가족은, 왕복 1시간의 거리인 교회에 차비를 아끼기 위해 자전거로 다녔고, 아이들은 다시 주말에도 구약소에 있는 볼란티어 일본어 수업을 듣기 위해 40분을 왕복했다. 
이제 갓 3학년에 들어섰던 둘째가, 자전거를 비틀거리며 찻길을 달릴 때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한숨과 함께 기도가 절로 나왔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에 떠밀리며.. 그렇게 세월이 지났다.


목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더라.
오히려 가족들이 더 힘들더라. 선교지에 나오면, 설음도 많더라. 내 새끼 배불리 먹이는 욕심 부리고, 내 식구 따뜻하게 하는 욕심 품고서는 갈 수 없는게 이 길이더라... 참 많이 울고, 참 많이 배웠던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어느덧, 큰 아들은 대학을 목전에 두고 있고, 작은 아들은 고등학생이 된다.
아직 합격통지가 날아온 것은 아니지만, 나는 여기까지 온 것도 참 귀하고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인생에는 실패와 역경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역경을 지나온 사람에게 역경은, 넘어갈 길에 불과할 뿐이다. 오르지 못할 산은 없고, 지나지 못할 바다는 없으니까...
나는 내 아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하나님이 키워주신 그 떳떳한 자부심이, 자기 긍정이, 자기에 대한 신뢰가 다른 무엇보다 더 귀한 재산이요, 보배라고 믿기 때문이다.


내일이 발표일이다. 아마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것과 상관 없이... 나는 그냥 감사하다. 그 무수한 비틀거림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지켜주신 주님의 은혜가, 아이들의 마음을 키워주신 사랑이, 그리고 한 사람으로 따뜻하게 자라준 아이들이 목메이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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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있었던 치열한 혈투...
아들 둘을 키우면 이런 장면을 가끔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웃기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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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 찬혁이가 고입 입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주일에는 특별전형을 위해 오이즈미 고등학교에 가서 면담과 집단토론, 논술고사를 봤다. 만약 그것에 합격을 하게 된다면 입시를 패스하게 되겠지만, 아니면 2월 22일에 시험을 치루게 된다. 시험과목은 5과목,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이다. 

입시를 위해 요즘 모의고사를 계속 보는데, 생각처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고생이다. 시험날의 컨디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힘들더라도 50분 시험 후에 10분 쉬고 다시 50분 시험을 보는 방식의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나중에 채점을 해서 복습할 때에는, 영어는 아빠가 도와주고, 수학과 국어는 형이 도와준다.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에 대하여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살피는 과정은 역시나 힘이 들었다.

공부가 쉽지 않다. 어쩌면 아이의 인생에서 처음 대하는 역경의 고개일 것이다. 처음에는 만만하게만 생각하더니 요즘에는 차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실력만이 아니라 마음이 자라는구나 생각하며 사랑으로 지켜보고 있다.


주일에 나서는 아이에게 편지를 주었다.
시험 치루기 전에 읽어보라고. 그 편지를 하루 전 새벽에, 밝아오는 미명을 보며 썼다.

나중에 나이를 먹었을 때에도, 아들이 아빠에 대한 추억으로 간직해주면 좋겠다. 나에게도 기념이 될 것 같아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둔다.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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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둘째 찬혁이의 원서를 썼다.

벌써 이렇게 의젓하게 자랐다. 일본에 처음 데려온 것이 2006년4월18일이다.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다.

마냥 어리기만 했는데... 그 시절의 사진을 찾아봤다.




갑자기 목이 메인다. 세월이 그저 흐른 것은 아니었구나.

학원 한 번 보낸 적이 없이 지냈다. 공부 하라고 채근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해서 곧잘 성적을 받아 오더니, 형이 다니는 제법 좋은 학교에 원서를 쓰게 되었다. 

늠름하게 자라준 아들이 고맙고, 그렇게 자라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고 붙들어 주신 나의 하나님이 감사하기만 하다. 

"아들, 잘 자라 주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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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는 즉시 적극적으로 나서 정신대(위안부, 전쟁성노예)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아울러 일본 정부 역시 더 이상 역사를 왜곡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를 촉구합니다.

얼마 시간이 없습니다. 다시 이분들을 한(恨) 속에서 죽게 할 작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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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폐하를 위해 몸을 바치면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장교가 말했다.
하루 밤에 10∼15명의 군인을 상대해야 했다.
그리고 임신. ‘아직 쓸 만한데’하는 생각에 자궁째 태아를 들어냈다.

“일본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혼자 있을 땐 옛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납니다.”
그 해 8월27일, 칼을 찬 군인이
‘군인 100명을 상대할 수 있는 자가 누군가’하고 물었다.
그때 손을 들지 않은 15명의 여성은
다른 여성에 대한 본보기로 죽였다.
발가벗긴 여성을 군인이 머리와 발을 잡아 못박은 판자 위에 굴렸다.
분수처럼 피가 솟고 살덩이가 못판에 너덜거렸다.
그때의 기분을 “하늘과 땅이 온통 뒤집어진 것 같았다”고
정씨는 표현했다.
그 다음 군인들은 못판 위에서 죽은 한 여성의 목을 쳐 떨어뜨렸다.
정씨와 다른 여성들이 울고 있는 것을 본 중대장은
“위안부들이 고기를 먹고 싶어 운다”고 했다.
군인들은 죽은 여성의 머리를 가마에 넣어 삶았다.
그리고 나무칼을 휘두르며 그들에게 억지로 마시도록 했다.
1933년 12월1일에는 한 여성이
장교가 철봉을 자궁에 꽂아 죽어버렸다.
다음해 2월4일에는 매독에 걸린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장교에게 병을 옮겼다는 이유로 한 여성이 피살되었다.
일본군이 벌겋게 달군 철막대를 자궁에 넣었고 여자는 즉사했다.
뽑아낸 막대에는 검게 탄 살점이 달려 있었다.
문신은 온몸에 걸쳐 새겨졌다.
군인들은 처음부터 죽일 셈으로 여성들에게 문신을 했다.
마차에 실려온 여성들을 들에 팽개치는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던 중국인 남자가 일본인이 사라진 뒤,
숨이 남아 있던 여자 두명을 옮겨 약 두달간 간호해줬다.
정씨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던 것이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하며 의자에 앉아 있는 내 팔을 꽉 쥐며 울부짖듯 소리질렀다.
눈앞에 있는 일본인이 자신을 극한까지 학대한 일본 병사와
겹쳐보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문신한 자국을 보여줬다.
정씨가 손가락으로 뒤집어보인 입술 안쪽엔
선명한 짙은 보라색 반점이 있었다.
좀 흐릿했지만 혓바닥에도 푸르스름한 반점이 몇군데 있었다.
수많은 바늘로 혀를 찔렀기 때문에 그뒤로는 말하기도 곤란해졌으며
지금도 완전히 낫지는 않았다고 했다.
등 아래쪽은 척추를 따라 둥근 반점이
염주처럼 줄줄이 그려져 있었다.
가슴과 복부 문신을 보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무엇을 그린 것인지 판별할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 낙서 같은 무늬가 뚜렷이 남아 있었다.
일본 군인들은 정녕 그 잔인한 행위를 즐기면서 했음이 분명했다.
내선일체를 내세우며 지배하고 있던 조선에서
일본은 젊은 여성들을 납치해 버러지처럼 짓뭉갰다.
정씨의 몸에 깊숙이 새겨진 문신은
그 어떤 많은 얘기를 듣는 것보다도
일본이 저지른 식민지지배의 실태와
천황의 군대의 악랄한 본질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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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혁이가 검도심사에서 2단을 통과했습니다.

어제 공인증을 받아 왔네요. ^^

중학교 과정에서 딸 수 있는 최고 등급까지 통과한 것입니다.

대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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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 집에 3세대가 있지만 본래는 자전거가 4대 있었다.

집이 역에서 멀었던 시절, 생활을 위해서는 자전거가 식구 수 대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처음 왔을 무렵에는 교통비를 아끼겠다고 집에서 교회까지 30~40분씩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남자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다 보니 다루는 것이 험했다. 큰 녀석과 작은 녀석이 9년 동안 모두 2대의 자전거를 폐차하고 지금은 3번째 자전거를 타고 있다. 물론 전부 새 차는 아니었고, 공교롭게도 지금 타는 것들은 모두 교회식구들에게서 받은 중고차이다.


얼마 전에는 모두 뒷바퀴를 통째로 교환했는데, 간혹 펑크도 자주 난다.

신기한 것이 펑크가 나기 시작하면, 다른 차까지 연속해서 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럴 때면 정신 없이 수리해야 한다.

일본스럽게, 자전거 수리비도 만만치 않다. 처음에 펑크를 수리하려고 했더니 앞 바퀴는 1000엔이고, 뒷바퀴는 3000엔이라고 했다.

자전거 가격이 1만 엔인데, 펑크 서 너 번이면 자전거를 한 대 사겠더라…

 

그래서 직접 수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게 단순해 보여도 막상 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

분해와 조립에도 순서가 있고, 최종적으로 바퀴를 좌우 쏠림 없이 조정해야 하고, 브레이크와 자전거를 세우는 받침대 등의 고정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그걸 아무 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하며 배우려니 속이 터질 뻔한 적이 많았다.

 

이제는 숙달되어 뒷바퀴의 수리에도 30분 정도면 모두 끝낼 수 있다.

혼자 하다가 큰 아들을 가르쳤다.

작은 녀석은 요리조리 피하며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큰 녀석이 곰처럼 옆에서 해보더니 자신을 얻었는가 보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매일 20~30분의 거리를 자전거로 통학하려니 자전거가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아무튼 이제는 혼자 분해를 하고 수리를 한다.

어제 처음 할 수 있다고 해서 혼자 시켰더니, 낮에 2시쯤 나가서 5시가 되도록 끙끙거렸다.

 

결국에는 내가 가서 해결해 주었지만, 해놓은 것을 보니 이제는 정말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컸다. 그런 아들을 보는 마음이 뭔가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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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아이들이 오글오글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 고만한 녀석들이니 아마도 친구들일 게다. 한 녀석은 손에 나뭇가지도 들고... 무엇에인지 머리를 맞대고 열중해 있어서 셔터를 눌러도 신경도 안 쓴다.
그래... 아이들은 저렇게 커야 한다. 놀이터에서 해가 떨어지도록 뛰어 놀고, 친구들과 어울려 하루 종일 상상의 날개를 달고 날아올라 땅을 밟지 말아야 한다.

 

한국에 가면, 이런 풍경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아이들조차 모두 어른들의 세상으로 끌어내어... 서로 경쟁하고 피곤하게 하루를 산다.
오늘 가슴 아픈 뉴스를 보았다.

부산에서 16,17,19살의 소녀 3명이 15층 아파트에서 함께 뛰어내렸다고 한다.

무엇이 이 미친 세상을 만들었을까? 무엇이 아직 피지도 못한 꽃들을 저리 맥 없이 떨어지게 만들고 있을까?

이제는 사십이 훌쩍 넘어버린 내가, 과연 이 세상의 문제를 남의 탓처럼 한탄할 수 있을까… 그럴 자격이 있을까? 무엇이라도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 내 자식만 그 세상에서 한 발 물러서 산다고 충분하지 않다고.

미쳐버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나서야 하고, 무언가 해야 한다고.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이,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수많은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고민이 많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그리고 간절하기 때문에 기도하게 된다.

지금의 시간들이, 어쩌면 하나님께서 나를 또 다른 길로 부르시는 손짓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생각들… 내가 아파하고,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나의 남은 인생은 싸워야 하는 치열한 삶이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2012년, 가을이 깊어 간다. 내 인생의 가을도…

그리고 나에게는 점점 더 많은 꿈들이 가슴에 쌓여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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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우리교회의 신혼부부가 집들이를 했다.

이운용, 김소라 부부.

 

 

소라는 일본에 처음 올 때부터 함께 해서, 이제 이렇게 가정을 이루었으니 가족 같은 친구이다.

타국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결심하는 것이 조금은 염려 되기도 했지만, 막상 결혼하고 함께 만나보니 인품도 훌륭하고 자상한 사람이라 마음이 놓였다.

 

 

두 사람이 좋은 집에 신혼 살림 차리고 저렇게 함께 교회식구들을 대접하는 것을 보니, 목사의 마음이 너무 흐뭇하다.

역시 목사의 기쁨은 성도들에게 있구나. 안 먹어도 이미 배부른 오후였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오랜만에 만나는 맛있는 음식 앞에서 정신을 놓고 불타오르고 말았다.

 

 

사실, 새내기 신부가 갈비찜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맛도 있었다. 기적이다!

 

 

상대적으로 요즘, 목사의 마음을 안스럽게 하는 양반들이 저기 보인다.

장수호 집사는 하윤이의 출산과 함께 기러기 아빠가 되어 있고, 전동훈 집사는 이번 주에 건강 때문에 와이프를 한국에 보내고 당분간 혼자 지내야 하게 되었다. 둘이 절친인데 처지도 비슷하구나.

 

 

이 사람들은 보이면, 자동차와 오토바이 얘기 밖에 안 한다. 그게 취미고, 낙(樂)이고, 직업이다.

그것밖에 모르는 순진함에 오히려 기대가 간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넘치게 주시기를 몰래 기도해본다.

하나님이 주시는 모든 시간에는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지금 모른다고 해서 불평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묵묵히 인내하며 믿음으로 나가면 마침내 선을 이룰 것이다. 내게는 그런 확신이 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목사의 눈길이 늘 머무는 아이.

 

 

요즘 지혜는 사춘기다. 박소연 집사의 말을 빌리면 ‘청개구리’다.

그런데 목사가 보기에는 그냥 청개구리가 아니라 ‘퓨어 청개구리’다. 그래도 이 녀석이 이렇게 환하게 웃을 때면 나는 마음이 짠하다.

너무 오래 기도했기 때문일까…

 

 

서재는 그 집의 속살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책을 읽었고 읽는지를 살피면, 사실 그 사람의 경향과 사고에 대하여 대충은 판단할 수 있다.

 

 

 

준혁이는 친구와의 약속이 있다고 예배 다음에 혼자 사택에 남았고, 찬혁이는 함께 동행을 했는데 오랜만에 타는 자동차로 멀미를 했다. 일본에 와서 사는 동안 아이들이 촌놈이 되어 버렸다…

 

 

집주인의 헌신적인 섬김… 역시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 자상하고 따뜻하다.

두 사람이 예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돌아가는 길에, 장수호 전동훈 집사는 오토바이를 탔다.

더운 날씨에도 제대로 차려 입고 라이딩을 하는 모습은 꽤 멋지다. 두 사람 때문에 우리 교회 식구들은 오토바이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나름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지혜네가 이번 주에 한국에 다녀온다. 당분간 못 보겠네…

여름휴가를 보내고 올 모양이다. 그 다음에는 다시 카테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지루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님께서 충분한 휴식과 감당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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