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6 듣는 귀
2008-11-16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가장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기중심성이 결국 귀를 막아서 들어야 할 많은 지혜를 듣지 못하게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바른 길을 가르쳐 주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 때 내가 그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 누구의 인생에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의 후회처럼, 때로는 듣지 말아야 하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듣는 귀’라는 것은 무조건 잘 듣는 청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마음의 분별력을 의미합니다. 반드시 들어야 할 이야기를 듣는 것도 ‘듣는 귀’의 역할이지만, 또한 듣지 말아야 하는 말에 꽁꽁 귀를 닫는 것도 바로 ‘듣는 귀’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말입니다.
기도는 ‘듣는 귀’를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소크라테스의 학습법을 ‘질문법’이라고 합니다. 이는 현대의 학습체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던 방법인데, 현명한 질문은 현명한 대답을 가져온다는 생각을 학습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대답을 하지 않고 역으로 질문을 합니다. 그런데 그 질문의 유도 속에서 제자는 스스로 생각하여 답을 찾아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성취감을 줄뿐만 아니라, 학습자에게 생각하는 방식을 훈련하게 만들어서 다른 문제에 대하여도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저 자신의 경험으로 말하겠습니다.
어떤 결정에 대하여 기도하다보면 마음이 산만해져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기도를 혼돈에 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때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내 생각과 주님의 뜻을 알 수 없습니다. 그 때는 그 모든 생각들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침묵이 찾아옵니다. 이런저런 생각도 멈추고 그저 마음이 텅 비어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마음은 아주 예민해져서 갑자기 툭툭 가장 그럴싸한 질문들을 하나님께 던지게 됩니다. 이 질문들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는 ‘기도의 길(prayer's way)'입니다.
하나님은 아주 가끔 질문하시거나 대답하십니다. 어쩌면 오랜 시간의 기도에 대하여 딱 한 번만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생각이 우리의 기도에 들어오는 순간, 어둠은 밝아지고 모호함은 명확하게 변합니다. 그분이 대답을 하시건, 질문을 하기건... 그것과 상관없이 그 자체가 바로 지혜입니다.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이렇게 기도하고나면, 현실에서도 들리지 않던 많은 내용들이 들리고, 보이지 않던 많은 부분들이 보이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소경이 눈을 뜨고, 귀머거리가 귀를 고치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전혀 색다른 감각이 마음에 생겨나서 반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반응이라는 것이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들을 소리는 듣고, 듣지 않아야 할 말에는 귀를 닫는 것입니다. 저절로 그렇게 되니 참 신기한 일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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