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쉬운 길로 가지 마라! makario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96)
목회 (632)
인생 (179)
동경in일본 (35)
혼자말 (50)
추천 (0)
09-12 13:32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12.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새벽까지 책을 보고 강의를 정리하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거의 7시가 되어 침실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8시 반 정도에 큰 아들이 나를 깨웠습니다. 늦어도 8시10분에는 집에서 출발을 해야 학교에 늦지 않기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등교를 하다가 집 근처에서 자전거 추돌사고가 났던 모양입니다.

자전거가 망가져서 탈 수 없게 되어 집으로 다시 끌어다 놓고 잠시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잠결에 사소하게 생각하고, 차비를 챙겨서 학교로 보냈습니다. 거의 9시가 되어서 나섰으니 많이 지각을 했겠지만, 그래도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했지요.

 

당장 학교를 다니려면, 자전거가 꼭 필요했기 때문에, 한 숨을 자고 일어나 연장을 챙겨 자전거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전거가 조금 다친 것이 아니라, 앞 바퀴가 완전히 찌그러져서 못 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의 상태로만 봐서는, 자동차와 충돌한 것 같았습니다.

잠결에 아이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차비만 챙겨서 학교로 보낸 것을 후회했습니다.

속으로 걱정을 하며, 여분의 가지고 있던 부품으로 큰 아들의 앞 바퀴를 교체했고, 내친김에 작은 아들의 앞 바퀴도 수리를 했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쯤 되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큰 아들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괜찮아? 어디 아픈 데는 없는 거야?"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그제서야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두통이 찾아왔습니다. 아마도 내가 많이 놀란 모양입니다.

 

하교하는 길에 전철에서 내린 아들은, 저녁에 가족이 함께 먹을 디저트를 사왔습니다.

도너츠 4개, 4명의 식구들을 위한 스위트.

그걸 손에 들고 환한 표정으로 현관에 들어서는 아이를 보니, 비로소 편안한 숨이 나왔습니다.

아들이 말했습니다.

어느 아저씨가 전속력으로 자전거를 달려와서 그대로 충돌을 했답니다.

아들은 자전거와 함께 나가 떨어졌는데, 다행스럽게도 풀이 있는 쪽에 쓰러져서 하나도 다치지 않았답니다.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앞 바퀴를 보면 얼마나 세게 충돌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더 확실히 보였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언제나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나를 떠나지 않으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지금은 모두 평안합니다.


공부 열심히 해라, 말 좀 잘 들어라... 아이를 향한 주문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아침에 현관을 나선 아이가 무사히 저녁에 들어오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것만으로도 진정으로 기뻐하며, 고마워 해야 마땅하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어쩌면 우리는 날마나 기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누구인들, 자신의 하루를 알겠습니까? 세상에서는 오늘도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그 모든 불행 속에서, 평안과 건강이 있다는 사실은, 평범해 보여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은혜입니다.

그것을 다시 배운 하루였습니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 |

 

지금은 우리 집에 3세대가 있지만 본래는 자전거가 4대 있었다.

집이 역에서 멀었던 시절, 생활을 위해서는 자전거가 식구 수 대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처음 왔을 무렵에는 교통비를 아끼겠다고 집에서 교회까지 30~40분씩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남자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다 보니 다루는 것이 험했다. 큰 녀석과 작은 녀석이 9년 동안 모두 2대의 자전거를 폐차하고 지금은 3번째 자전거를 타고 있다. 물론 전부 새 차는 아니었고, 공교롭게도 지금 타는 것들은 모두 교회식구들에게서 받은 중고차이다.


얼마 전에는 모두 뒷바퀴를 통째로 교환했는데, 간혹 펑크도 자주 난다.

신기한 것이 펑크가 나기 시작하면, 다른 차까지 연속해서 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럴 때면 정신 없이 수리해야 한다.

일본스럽게, 자전거 수리비도 만만치 않다. 처음에 펑크를 수리하려고 했더니 앞 바퀴는 1000엔이고, 뒷바퀴는 3000엔이라고 했다.

자전거 가격이 1만 엔인데, 펑크 서 너 번이면 자전거를 한 대 사겠더라…

 

그래서 직접 수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게 단순해 보여도 막상 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

분해와 조립에도 순서가 있고, 최종적으로 바퀴를 좌우 쏠림 없이 조정해야 하고, 브레이크와 자전거를 세우는 받침대 등의 고정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그걸 아무 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하며 배우려니 속이 터질 뻔한 적이 많았다.

 

이제는 숙달되어 뒷바퀴의 수리에도 30분 정도면 모두 끝낼 수 있다.

혼자 하다가 큰 아들을 가르쳤다.

작은 녀석은 요리조리 피하며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큰 녀석이 곰처럼 옆에서 해보더니 자신을 얻었는가 보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매일 20~30분의 거리를 자전거로 통학하려니 자전거가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아무튼 이제는 혼자 분해를 하고 수리를 한다.

어제 처음 할 수 있다고 해서 혼자 시켰더니, 낮에 2시쯤 나가서 5시가 되도록 끙끙거렸다.

 

결국에는 내가 가서 해결해 주었지만, 해놓은 것을 보니 이제는 정말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컸다. 그런 아들을 보는 마음이 뭔가 대견하다…

Posted by makarios
, |



2012-11-04 :: 목양칼럼

 

인생에 있어 가장 크고 소중한 재산은 자기 자신이다.

아무리 요란한 풍랑도 자신을 날려버리지는 못한다. 죽지 않는 이상, 자신은 남을 것이고, 그렇다면 거기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인생에는, 오직 자신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순간들이 몇 번은 오기 마련이다.

그 순간에 우리는 자기와 깊게 만난다. 만약 자신을 잃고 살아왔다면, 그 순간에 가장 절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지키고 가꾸며 살아왔다면, 그 순간에 자부심을 얻게 될 것이다.

신앙은 자기를 버리는 길이다. 그러나 그 버림은, 쓰레기처럼 그저 내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앙 안에서의 버림은 진정한 자기를 얻기 위한 과정이다. 욕망과 습성에 갇힌 자기를 버림으로써 하나님께서 지으신 본래의 자기를 얻으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해방자로 오셨다는 말이 무엇인가? 그분은 노예나 여성을 해방시키는 일을 위해 칼을 잡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의 순간에 칼을 잡는 제자를 향해, 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칼로 망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셨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해방자가 분명하다. 그분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하나님으로부터, 우리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여 우리 맘대로 섬기려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하셨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를 되찾게 하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信者)는 신자(神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자신을 깊이 만나는 일이다.

도대체 내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는가? 왜 그렇게 가지고 싶은 것이 많은지?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여전히 목마른 '나'에 대하여 깊이 허전하지 않는가? 어떻게 하면 이 야생마 같은 나를 길들여서, 푸른 초장과 맑은 시냇물 가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 않은가?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 자기를 찾지 않는 것은 제일 어리석은 일이다. 아무리 많은 기도를 하고, 아무리 열심히 성경을 읽어도, 그것을 자기와 묶지 못하면 신앙은 실패한다. 그것은 바리새인의 습관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하자. 시끄럽기만 하다. 이제 정중하게 앉아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라.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의 신앙과 인격에 대하여 말해 보라. 자기를 정직하게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게 허전하고 부실하기 때문에, 늘 인생이 불안하고 신앙은 허약하며 꿈이 연기처럼 그저 흩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혹시 지금은 아니라도, 인생에는 반드시 모든 겉옷을 벗고 벌거벗은 자기와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그 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부디 그 날에 당신은, 성경이 말하는 복 있는 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기만 넘어지지 않는다면, 자기만 확실하다면, 우리가 넘지 못할 산은 없고, 우리가 이기지 못할 시련도 없다. 

아멘. 아멘.

'목회 > 목양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교회 좀 소개해 주세요!  (0) 2012.11.14
목양의 글 :: 목사의 마음  (0) 2012.11.11
자기다움  (0) 2012.10.28
달빛 같은 은혜  (0) 2012.10.21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0) 2012.10.13
Posted by makario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