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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6 목양칼럼 :: 터프한 아들 놈 두 마리


엊그제 작은 아들에게 '라인'이 왔다. 다정한 부자(父子)사이라고? 그런 거 같다. 하지만 평소에는 먼저 보내지 않으면 절대 오는 법이 없다. 그 일방적인 관계에서 가끔 이렇게 ‘선빵’을 날리는 성은(聖恩)이 주어지는 것은, 뭔가 일이 생겼다는 뜻이다. 

역시나 그랬다. 학교에서 자전거가 펑크 났다는 것이다. ‘아버지’로 종사한지 어언 19년에 이제 자전거 정도는 후딱 수리하는 전문인이 다 되었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그래도 앞바퀴는 10분, 뒷바퀴는 30분 걸리는 작업이라 물었더니 역시나 뒷바퀴라고 한다.

작업은 어렵지 않은데, 두 가지 난제가 있다. 펑크가 난 튜브는 또 펑크가 나기 쉽다. 아마도 노후 되어서 그럴 것이다. 처음에는 펑크 수리를 계속해서 사용했는데, 그 경우 얼마 안 가서 다른 곳이 또 펑크가 났다. 경험적으로 두 군데 이상은 펑크 수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여건이 된다면 튜브를 바꾸어 주는 것이 덜 고생하는 선택이다. 그런데 집에 여분의 튜브가 없다. 

두 번째 어려움은 예상도 못할 것이다. 바로 모기다. 요즘 우리 아파트 앞은 모기와의 강렬한 전투를 치르고 있다. 너무 많이 달려들고 몹시 적극적이라, 심지어 양말 위로도 흡혈을 한다. 자전거 30분 고치면 온 몸이 헌혈을 하고 반나절을 ‘욕 나오는’ 상태로 고생해야 한다.

그래서 우선 형의 자전거를 쓰라고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이미 뒷바퀴 펑크란다. 결국 긴 바지에, 후드 점퍼를 모자까지 쓰고 어두운 주차장에 나가서 달려드는 모기와 사투를 벌이며 자전거 바퀴를 수리했다. 온 몸이 푹 젖었고, 그래도 손가락을 서너 방 물렸다. 

그런데 이 놈의 자전거가 30분도 되지 않아서 다시 주저 앉았다. 역시 튜브가 낡았거나, 모기 덕분에 작업에 집중하지 못한 까닭일 것이다.

다음 날, 작은 녀석은 엄마에게 차비를 받아 챙기고는, 한 번도 안 타던 롤라브레이드를 꺼내 타고 학교를 갔다. 그것도 버스 놓치고 지각할 것 같으니까 대충 신고 달리는 바람에 발목에 상처가 나서 학교 가자마자 보건실 신세를 졌다고 한다.

급히 인터넷으로 자전거 튜브를 주문했다. 오늘 아침에 도착했고, 그것을 들고 정오의 주차장으로 나가서 태양 아래서 자전거 두 대를 수리했다. 비(rain)의 ‘태양이 싫어’라는 노래가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흘러 나왔다. 

아들 녀석들의 자전거를 보니 그야말로 만신창이다. 철로 된 자전거가 사방 깨지고 휘어지고 끊어진 것을 보니, 이 녀석들이 그야말로 ‘짐승’ 같다. 뭐라고 해도 소용도 없다. 자기들은 언제나 조심했고, 신경을 썼으며, 왜 이렇게 되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억울하다는 슬픈 표정을 지을 때면, 훌륭한 연기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게 된다. 

자식과 부모 사이에 시비는 가려 무엇 하랴? 너희들만 안 다치면 된 거지. 

나는 고치고 너희들은 타고, 나는 모기 물리고 너희들은 건강하고, 나는 더위를 무릅쓰고 너희들은 편안하고… 그래도 너희들의 행복이 나에게도 최고의 행복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니? 그러니까 힘내라. 가슴 펴고 환하게 웃어라.

아직도 서툴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사람 위의 사람이 된다는 뜻인 것 같다. 그 깊은 의미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은, 거창한 어떤 일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판가름된다. 마치 신앙처럼 말이다. 

아이들도 잘해야 하지만, 부모야말로 잘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이미 부모가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점점 부모가 되어간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더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다 보면, 결국 아이들도 훌륭하게 자라나 있지 않을까?

터프한 두 아들놈 때문에 내가 사람이 되어간다. 더 깊은 사랑을 배우고, 더 인내하는 인격을 만들고, 더 기도하는 신앙을 맞이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내게 주신 가장 값진 은혜는, 내게 이 녀석들을 보내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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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사무소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8일째 노숙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아와,

.

양친 부모를 잃은 사람도, 남편을 잃은 사람도, 부인을 잃은 사람도 이르는 단어가 있지만 자식을 먼저 앞세운 사람을 일컫는 단어는 없습니다.

그 말조차 생기지 않은 이유는, 아마 그걸 말로 형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새끼 송아지를 먼저 팔면, 어미 소나 아빠 소가 밤새도록 웁니다.

그냥 우는 것이 아니라 막 끊어질듯 웁니다.

그러면 적어도 제 기억에는, 새끼 소를 팔았던 우리 삼손이, 동네 아저씨가 이렇게 담배 하나 피워 물고 더 정성껏 소죽을 끓였고,

영문도 몰랐던 동네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그 소 앞에 가서 지푸라기라도 들고 뭐 먹이려고 했고,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꼈고, 그 소 눈 오래 바라보면서 오래 어루만졌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이웃도, 어떤 사람도 저 소새끼 왜 우냐고 말하는 이웃은 본적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소에게도, 짐승에게도 그렇습니다....

.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도 공감하지 못하는 현실이 되었을까? 왜 이 문제가 좌우 이념과 정치의 문제가 되었을까? 상식이 무너지더니, 이젠 도리(道理)마저 무너지고 있다.

동영상 : http://youtu.be/fZHn8-buqc4 (6분)


오디오 : http://youtu.be/Fzwig5Rvcps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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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5 목양칼럼


공감(共感)은 특별한 능력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자기를 대입시켜서 생각하는 것을 통해 느끼는 감정입니다. 사람은 이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기쁨을 함께 가질 수 있고, 그 결과 거대한 감정의 일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감정의 힘은 생각보다 크고 강합니다. 때문에 공감의 연대는 약자들이 강자를 이겨내는 기초입니다. 약자들이 공감을 통해 하나로 묶여졌을 때, 비로소 강자를 이길 수 있는 힘을 행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감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남의 입장에 대입시키는 생각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서를 막론하고 도덕의 가장 높은 경지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공감의 가장 정점을 보여주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그분은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시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성육신’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메시지는 ‘내가 널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도록 명령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셨을 때, 그 명령은 예수님과 같은 낮아짐과 헌신을 통해 서로 공감할 것을 명령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공감은, 단순한 미덕(美德)이 아니라 제자됨의 사명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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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면 어찌하여?

본문 : 사사기 6:11~14

(6:11) 여호와의 사자가 아비에셀 사람 요아스에게 속한 오브라에 이르러 상수리나무 아래에 앉으니라 마침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미디안 사람에게 알리지 아니하려 하여 밀을 포도주 틀에서 타작하더니

(6:12) 여호와의 사자가 기드온에게 나타나 이르되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 하매

(6:13) 기드온이 그에게 대답하되 오 나의 주여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면 어찌하여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나이까 또 우리 조상들이 일찍이 우리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를 애굽에서 올라오게 하신 것이 아니냐 한 그 모든 이적이 어디 있나이까 이제 여호와께서 우리를 버리사 미디안의 손에 우리를 넘겨 주셨나이다 하니

(6:14) 여호와께서 그를 향하여 이르시되 너는 가서 이 너의 힘으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 내가 너를 보낸 것이 아니냐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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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는 게편인가?



김동호 목사님이 일본요한교회의 김규동 목사의 회개를 언급했다.
금요철야에 무릎 꿇고 앉아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는 장문의 글을 낭독했다는 것이다.
대단히 격앙된 논조로 '회개'를 환영했다.
그런데 이런 '퍼포먼스'가 과연 회개일까? 아니면 사건을 무마하고 없던 일로 돌리기 위한 작업일까?

김동호 목사님 글에서도 언급했다. 
이 사건을 죽기살기로 방어해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요한 교회에서 나왔다고. 그리고 오히려 상대방을 공격할 힘도 목사에게 있었다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대단하다는건가? 다행이라는건가?)

요한교회의 일탈은 이미 동경에서는 오래 묵은 문제였다.
단순히 노방전도의 강제성 때문만이 아니다. 대학 유학을 위해 온 청년들을 '사역'이라는 울타리로 가두어서 학업을 포기하고 '사역자'로 남게 하는 것이 그 교회의 전략이었다. 
심지어 사역자로 지목된 사람은 결혼도 함부로 못한다. 목사가 인정해주는 사람과만 사귈 수 있다. 안 그럴 경우, 교회에서 사역을 내려놓고 왕따를 당한다. 일종의 근신처분이다.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 순장이 찾아와서 월급의 십일조를 강제하기도 한다. 
이런 강제성이 먹혀들었던 이유는, 외국이라는 환경 때문이다. 
대부분의 유학생이 언어도 서툴고, 환경도 낯설다. 더구나 일본은 유학생의 아르바이트가 허용되는 얼마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부유한 유학생이 아니라 정말 가난한 유학생이 많다. 그런 아이들이 유학 초기의 긴장 상태 속에서 거의 반항도 못하고 붙잡혔던 곳이 요한교회였다.

과거로만 한정할 일은 아니다. 지금 요한교회는 여행사를 운영하여 교인들의 항공권을 거래하고, 일본어학교를 통해 유학비자를 해결해 주고, 기숙사를 만들어서 학생들을 단속하고 있다. 심지어 핸드폰 개통이나 한국의 070 전화 판매도 교회의 인프라를 통해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교인들의 숫자(규모)를 가지고 감당하는 일이다.

김동호 목사님이 코스타 강사로 어떤 교제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관계가 점잖은 것이었을 것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유학생 사회에서는, 이미 10년이 넘도록 요한교회의 횡포와 무성한 이탈의 소문으로 시끄러워 왔다.
심지어 한국에서 유학원이 유학생을 모집하여 동경으로 보낼 때는, "요한(요도바시)교회를 조심하라. 거기 걸리면 유학생활이 끝장난다."라는 경고를 했다고 할 정도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일본 코스타의 주최교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교회가 가지고 있는 규모와 동원하는 인력의 힘이었다. 건전한 신학이나, 교회의 신앙적인 색깔은 애초부터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애큐매니칼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 기독교가 미미한 일본에서 분리가 아니라 연합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 때문에 얼마간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요한교회를 끌어 안았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이 넘은 관계 속에서도 '문제'를 전혀 몰랐다니... 이건 놀라운 맹신이 아닌가! 
이제라도 무시했던 문제들에 대하여 반성해야 할 코스타의 목사가, 아직 아무 것도 내려놓지 않은, 아직도 무시무시한 힘과 권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다른 목사의 눈물 한 방울에 이토록 호응하는 것은 당혹스럽다.
그렇다면 그 여성 사역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심지어 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하며 흘렸던 눈물의 값은 어디 있나? 그 눈물을 너무 헐값으로 퉁치고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가...

요한교회의 문제는, 신학의 부재와 신앙의 탈이성, 그리고 교우들을 목사의 홍위병으로 훈련했다는 것, 목사가 과도한 권력을 독점하는 점, 교회의 비지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한 점... 등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지 못하고, 그 열매로 나타난 성추행 사건을 우발적인 일탈로 보려는 관점이 우려스럽다.
제대로 된 회개를 보여주기를 나 또한 바란다. 그리고 기도하겠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갈 길이 멀고, 드러난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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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2 목양칼럼


갈등 속에서, 우리는 대체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갈등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의 대화는 오히려 더 많은 오해를 불러오거나 갈등을 심화하는 과정이 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런 대화는 양편 모두를 더 깊이 상처 받게 하고, 오히려 화해할 여지를 줄여 버립니다.

대화가 가능하면 대화를 하십시오. 그러나 대화할 수 없을 때는 기다리는 것이 지혜로운 일일 것입니다.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법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간격은 좁고도 깊습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 사람이면서도 늘 외로운 것이 사람입니다. 아무도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충분히 사랑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한계를 겸손히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의 화목에는 반드시 예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은혜 없이 우리는 '나'의 울타리를 넘어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갈등 속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기도 같습니다. 기도를 통해 갈등에 대한 내적 성찰을 얻고, 또한 예수님의 도우심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기도하면, 분명히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대화의 노력은 그 때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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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재합의를 거부하며 

대통령과 국회에 호소합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 가족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실종자 10명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 하고 있고,

유민이 아빠는 사십일 가까이 죽음의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 가족들 보고 정치의 한가운데에서 흥정을 하라고 강요합니다.


우리는 지치고 고통스러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약 130일을 버텨왔습니다.

우리 아이들, 우리 가족들은 왜 죽을 수밖에 없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야 했습니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앞으로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청와대 국회 광화문 등지에서 성역없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외쳤고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곳곳을 돌며 400만의 서명을 모아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입법 청원하였습니다. 


5월 16일 청와대에서 우리 가족들을 만나 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국회에서 애끓는 유족 여러분들의 마음이 잘 반영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고, 5월 19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눈물로써 했던 대통령의 약속을 우리는 믿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정조사에서 요청된 자료의 5% 미만 만을 공개하고, 청와대가 재난컨트롤타워는 아니라는 말만을 반복하고, 대통령을 만나고자 하는 가족들의 절규에 답하지 않고 청와대 2000미터 밖에서 가족들을 가로막음으로써 답했습니다. 


4월 29일 본회의 결의를 통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통해 사고의 원인과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내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또한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불법 행위이자 전원과 직무를 태만히 한 공직자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하였던 국회의 약속을 우리는 믿었습니다. 그러나 참사 초기 그 어떠한 적극적인 역할도 전혀 하지 않았던 국회는 즉각적인 진도 방문, 관련 모든 증인의 채택, 가족들과의 협의체 구성 등 가족들과의 거의 모든 약속을 어기고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이끌었고, 4.16 참사 특별법안 논의에서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국민의 생명을 정치적 흥정거리로 삼는 것으로 답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세월호 피로감'을 이야기하며 이제 그만 죽은 넋들을 놔주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지치고 힘든 우리들은 여기서 주저앉는 것이 죽은 넋들을 두 번 죽이고,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또 다른 죽음들에 눈 감는 것임을 압니다. 


어떤 분들은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세월호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민생고, 생계고에 시달려왔고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은 세월호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만이 참으로 인간다운 삶의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압니다. 


또 어떤 분들은 우리들이 '시체 장사'를 하고 있다느니 몇십억을 받았다느니하며 마타도 어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끝까지 주장하는  것이 배보상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과, 근거없이 돈 이야기를 꺼내는 분들은  진상규명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압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와 국회가 그 동안 '세월호 피로감', 경제 활성화, 무리한 배보상 이야기를 퍼뜨리는 데 앞장서거나 우리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 침묵하여 왔음을. 


우리는 단지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4.16 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고 국민의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나라가 건설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책임 있는 모든 사람과 기관이 조사되어야 하고, 관련 있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야 하며, 이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독립성, 전문성, 강제적 권한, 다양한 조사 방법, 충분한 시간과 인력을 갖춘 위원회가 필요하고 강제적 권한의 핵심은 기소권과 수사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 유사한 참사를 예방하고, 설사 참사가 발생하더라도 국민을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길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과 야당, 정부의 주장 혹은 우리 특별법안에 대한 비난들 속에서 더 철저한 진상규명은 어떻게 가능한지, 국민을 더 살릴 수 있는 길은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특별법안의 상당 부분을 후퇴시킨 후 이제 와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다는 잘 이해하기도 힘든 정치기술적 언어에 답하라고, 동의하라고 강요합니다. 참으로 잔인하고 비겁합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 가족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답해야 할 사람은 우리들이 아니라 대통령과 청와대, 국회와 정부입니다. 


하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가족들을 직접 만나 지난 3개월 동안 대통령의 약속이 어떻게 지켜졌는지 답해야 합니다. 만약 지켜지지 않았다면 사과와 함께 즉각적인 약속 이행에 나서야 합니다. 


둘. 국회는, 여당과 야당은 함께 본인들의 논의와 합의가 가족들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하여 왔는지를 밝히고, 본인들의 논의와 합의 내용이 가족들의 특별법안에 비해 어떻게 더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합니다. 


셋. 국정조사 과정 등에서 수차례 약속했던 여당, 야당, 4.16 참사 피해 가족들간의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3자 협의체를 즉각 구성, 가동하고, 국정조사, 특별법 제정, 특별법상  4.16참사 특별위원회 구성 및 운영, 진상조사, 수사와 기소 등의 전반적인 활동에서 긴밀하게 협력하여야 합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다림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2014년 8월 20일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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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0 목양칼럼


그리스도인이 돈을 버는 것에 모든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면 안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이런 경고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위해 시간과 체력은 물론 정신과 마음까지 아낌없이 소모합니다. 심지어 자기 생명을 상하게 하여 마침내 건강에 문제가 생길 때까지 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이 무모하고 어리석은 삶을 ‘열심’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삶을 스스로 대견해 하고, 자부심을 느끼기까지 합니다.


열심 자체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위한 열심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보다 근본적인 것입니다.

돈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돈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사실 돈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얻는 것들입니다. 그것을 모르고 돈을 위해 인생을 다 소진한 후에야, 비로소 뒤늦게 잘못 판단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항상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돈을 경계하고, 돈에 이끌리는 우리 자신의 욕망을 조심해야 합니다. 돈보다 귀한 가치를 항상 묵상하고 추구해야 합니다. 돈이 마음의 주인이 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마침내 신앙에서도 파선하게 된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돈은, 내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이 되어야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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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7 목양칼럼


빙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물가에 있는 많은 도시들에게 적극적인 위협입니다. 또한 이로 인하여 파생될 기후변화도 예측 불가능한 지구의 대재앙일지 모릅니다.

최근 국제적인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빙하가 사라지는 원인의 70%가 인간 때문이라고 합니다.  산업화의 결과로 이산화탄소가 늘고, 그것이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이론은 아직 확증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해로는 그것이 가장 유력한 후보이며, 이를 방치하면 인류가 공멸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어느 정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전쟁’이라는 공멸의 위협을 경계해 왔습니다. 사실 전쟁 이외에는 인류에게 별다른 위협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이후의 시대에 있어, 가장 강력한 인류의 천적은 ‘자연’이 될지도 모릅니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핵무기에 못지 않은 사상자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일본의 대지진을 통해 배우지 않았습니까.

안일한 삶을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위태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일상만 잘 챙기면 여전히 미래가 저절로 열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안일함에서 깨어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부디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눈을 보면서, 미래를 생각해야 할 요즘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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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존경하는 교황님. 저희의 이 글을 꼭 읽어주십시오.


‘세월’은 한국말로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이름을 가진 배가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 가족들 시간은 흐르지 못하고 멈추었습니다.


글을 쓰는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죽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부모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이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한 숨을 쉴 때마다 “보고 싶다” 한탄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자식은 이름밖에 부를 수 없습니다. 딱 한번만이라도 만지고 싶고,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에 불어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시신이 상할까봐 제대로 안아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실종되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도 10명이 됩니다. 우리는 죽은 아이라도 찾았지만 그들은 DNA확인이 아니고서는 알아볼 수도 없게 된 자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족 4명이 배를 탔다가, 엄마는 시신으로 돌아오고, 아빠와 7살 아들은 아직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해, 5살 딸만 살아남은 가족도 있습니다. 5살 딸은 “엄마 아빠, 오빠가 나만 두고 이사 갔다”고 울고 있습니다.


교황님이 아르헨티나 추기경이었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 화재 현장에 직접 달려가 구조 활동을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소방차보다 먼저 달려가 법원이 판결 내렸을 때도 어영부영 넘어간 정부와 검찰을 강력히 비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결과 상급심으로 올라갈수록 화재의 숨은 원인이 드러났고 피의자들은 호된 심판을 받아야 했다 들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참사 이후 진도 팽목항과 안산에서 매일 미사를 집전해 주셨습니다. 수 백 명 신부님 수녀님이 광화문 광장에서 가족들과 시민들과 함께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노력이 쓸모 없도록 한국 정부와 수사기관, 사법기관과 국회, 심지어 언론은 가족들 요구에 대해 아는 척하지 않습니다.


우리 요구는 단순합니다. 가족들이 죽어간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왜 위험한 배를 바다에 띄웠는지,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왜 방송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고, 해양경찰들이 제대로 구조도 하지 않는데 대대적인 구조작업 중이라 거짓 방송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과 많은 정치인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고 특별법을 만들어서 진실을 밝혀주겠다 했습니다. 대통령의 약속이 거짓말일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니 가족을 무시합니다. 언제든지 찾아오라더니 청와대 가는 길을 경찰이 막습니다. 두려운 것이 있나 봅니다.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행적이 불분명했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 가족들이 죽어가던…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은 그조차 알려 하지 말라 합니다.


참사를 조사하는 책임 여당 국회의원은 가족을 모욕하는 문자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항의하는 가족에게 폭력을 휘둘러 크게 다치고 있습니다. 사고에는 무능했던 정부와 여당, 공권력은 우리 가족들을 괴롭히기만 할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온통 거짓말과 기만으로 일관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가족들은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서 기소권, 수사권이 있는 조사위원회를 만들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은 돈을 달라는 것도, 특혜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부정부패의 원인을,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죽어간 이유를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여 참사의 원인이 된 부정부패가 바로잡혀 다시는 우리처럼 가족과 이별하는 아픔을 겪는 이가 없도록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 해에도 몇 개씩 벌어지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법이기도 합니다. 그걸 잘 아는 국민들이 나의 일이라 생각하고 우리 가족들과 함께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나라에서 힘없는 국민들만이 우리에게 ‘국가’였습니다.


죽은 아이들 중에는 교황님을 존경하고 그렇게 살고 싶어 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사제가 되어 아프리카에서 봉사하다 생을 마감한 이태석 신부님처럼 되고 싶다고 한 박성호가 그 아이입니다. 성인 집안의 김웅기도 예비사제였습니다. 장준형 학생도 사제의 꿈을 꾸었습니다.


외동아들이었던 최성호, 엄마가 새로운 직장을 잡도록 같이 공부하자고 했던 건호도 외동아들이었습니다. 이혼 이후 두 딸을 어렵게 키우던 유민아빠는 유민이를 잃고서 30일 넘는 단식으로 온 몸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없는 보석 같은 내 아이들, 눈앞에서 잃어버린 아이들, 교황님 우리 가족의 소원을 들어 주십시오. 다시 살릴 수는 없지만 왜 죽었는지는 밝혀야 죽어서라도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있겠습니다. 꿈에라도 보고 싶은데, 진실을 밝히지 못해서 그런지 꿈에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보고 싶어서 아이들이 입던 옷을 입고 양말을 신고 다니지만 그마저도 다 낡으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생존한 아이들은 자기들이 친구를 두고 왔다면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생활했던 교실에 찾아와 책상 줄을 맞추고, 앉아 있기도 합니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도 진실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옥 같은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갈 것입니다. 세월호 이후 멈춘 시간 속에서 우리 모두 하루하루가 죽음 같은 고통이고 뼈가 아프고 심장이 녹습니다.


저희는 우리 아이들이 다시는 못난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말라 기도했습니다. 지켜주지 못하고 살려내지 못해서 미안하고 부끄럽고 우리 자신들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망가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권력과 싸우려고 합니다. 이 싸움은 우리만이 아닌 안전한 나라를 위한 국민 모두의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교황님. 진실을 찾는 길만이 저희들에게 멈춘 시간이 흐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죽어간 아이들이 좋은 곳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도록 살펴주십시오. 저희가 이 모든 부정부패와 냉담한 현실 속에서 싸워나갈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세월호 가족 일동 드림.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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