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과 기다림 속에서
2015-03-21 목양칼럼
아침 밥상부터 아들에게 한참 훈계를 했습니다.
침통한 표정으로 모든 것을 묵묵히 듣고 있던 아들이 마지막에 한 마디를 합니다.
"아빠 말씀이 모두 옳습니다만, 나이 스무살 짜리가 어떻게... 아빠 말씀처럼 살려면 사십 살이 되어도 다 그렇게 하기는 힘들겠네요!"
딱, 말문이 막혔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알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인생은 어려운 것이고, 우리에게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는 일은, 언제나 너그러움과 기다림을 필요로 합니다.
어떤 사람도 처음부터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훌륭한 것은 무엇이나, 수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 과정이 어렵고 지루하다고 하여서 속성을 좋아하고 편법을 사용하면, 결국 사람이나 물건이나 제대로 된 완성품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큰 그릇은 언제나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성취 뒤에는, 반드시 누군가 너그럽게 이해하며 기다려준 은혜가 있기 마련입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 왜 속담이 되었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절대로 그런 부류의 사람이 되지 않도록 경계 하십시오.
인생은 참으로 그러합니다. 그냥 흐르는 것 같아도, 다 의미가 숨어 있고 그 의미와 의미의 과정 속에서 사람은 성장하고 진보하게 됩니다. 흰 머리만 허무하게 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세월 속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철이 들어 갑니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인생에는, 굳이 후회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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