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20 화평케 하는 자의 사명
2006-08-20
퇴임을 앞둔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8.15 종전 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였습니다. 우려했던 바와 같이 한국과 중국은 강력하게 항의하였고, 당분간 외교적으로 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본의 교육제도는 ‘국사(일본사)’가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오히려 세계사를 공부하고 국사를 공부하지 않아서 자기들의 역사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현재의 상황만을 가지고 이해하니, 한국과 중국, 대만 등의 반응이 ‘내정간섭’과 같은 기쁜 나쁜 시비로만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주변국들이 더 강력하게 항의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것이 일본의 내부적으로는 극우파들의 주장에 힘을 더 실어주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찌 되었든 지금 일본 땅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과거를 빌미로 일본을 정죄하는 것보다는 진실을 밝히고 ‘화해’를 모색하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보다 더 명백한 입장을 취하고 토론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의 역사에 대하여 깊이 있는 이해를 가져야 하고, 일본인들이 알지 못하는 일본의 역사에 대하여 설명할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그야말로 개미처럼 일하는 근대를 살아왔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 속에서 유별난 근면함으로 경제를 일으켰고 오늘날의 부국을 이룬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는 나라와 회사를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하고 자기를 희생한 순진한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혼란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일본이 나쁘다’는 주변의 목소리는 그들에게 있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때문에 일본의 우익화는 교묘하게 조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실상 철저하게 자기를 억누르며 나라와 집단을 위하여 헌신해온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기가 헌신했던 ‘그것’을 지키려는-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일본인과 일본인의 역사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 바탕 위에서 진심으로 그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비전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의 말보다 바로 여러분이 이 일본의 사회 속에서 지혜롭게 던지는 한 마디가 오히려 일본을 움직이고 일깨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복음은 먼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원수였던 일본을 용서하고, 사랑하고,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로 크리스천인 우리의 사명입니다.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잃지 말고 ‘화평케 하는 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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